"아키텍트를 개발하면서 유저의 눈높이와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계속 융합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란 장르가 갖는 진입장벽과 호흡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저 분들을 위해 콘텐츠를 세심히 채우려고 했다."
박범진 아쿠아트리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에 있는 복합 문화 게이밍 공간 GGX에서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이하 아키텍트)' 미디어 시연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드림에이지가 퍼블리싱하고 아쿠아트리가 개발한 아키텍트는 하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오는 22일 PC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정식 서비스한다.
박 대표는 과거 넷마블에서 '리니지2: 레볼루션' '제2의 나라' 등 흥행작을 배출한 개발자다. 한국형 MMORPG가 쌓은 문법에 협동과 모험의 재미를 더해 장르 지평을 넓혔다는 이유로 'MMORPG 명인'으로도 불린다. 아키텍트는 박 대표가 그간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25년 만에 내놓는 자체 지식재산권(IP)이다.
아키텍트는 기존 MMORPG와 다른 차별화 요소를 내세우고 있다. 캐릭터 중심 서사와 세계관에 주력했고, 하나의 심리스 월드를 구현해 모든 유저가 한 공간에서 만나도록 했다. PvE(이용자와 환경 간 전투) 콘텐츠 '범람'과 '대범람', 비행 등 탐험형 콘텐츠까지 더해 게임 몰입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시연이 시작되고 유저는 전사, 암살자, 마법사, 사냥꾼, 전투사제 등 총 다섯 가지 클래스(직업)에서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다. 각 클래스는 서사 구조가 개별적으로 분리된 점이 특징이다. 유저는 개인의 취향에 맞게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었으며,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캐릭터들은 매력적이고 생동감이 넘쳤다. 아키텍트의 이야기는 서사보다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플레이 과정에서 습득하는 파편화된 사건이 하나로 엮이게 되고, 이는 유저들이 세계관 중심인 '탑'을 오르게 하는 동기를 부여했다.
이후 플레이를 통해 마주한 게임 내 거대한 전경 역시 볼거리였다. 대다수 MMORPG가 택하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에서 벗어난 아키텍트는 다양한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게임의 주 무대인 '버려진 땅'에서는 유럽풍 복식의 모험가와 중동풍 복식의 상인이 한 도시에서 어우러진다. 일부 캐릭터는 공상과학(SF) 요소도 가미돼 있다. 그 외 황량한 들판부터 초원과 숲을 넘어 설원까지 연출된 광활한 지형은 압도적이었고, 아키텍트만의 신비스럽고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딜 가도 눈에 띄는 디테일은 탐험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게임의 몰입감 역시 상당했다. 아키텍트는 기본적으로 자동 사냥을 지원하면서도 논타겟 기반 후판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유저는 직접 공격 방향에 맞춰 몬스터를 타격해야 했고, 수동 조작과 함께 전투 예측과 대응이 핵심이었다. 단순 전투력에 의존하지 않고 고저차 지형과 구조물을 활용한 전략적 전투도 가능했으며, 비행과 낙하 스킬을 활용해 적을 제압하는 방식도 독특했다.
MMORPG 특유의 경쟁 피로도를 낮추기 위한 콘텐츠들도 눈에 띄었다. ▲로그라이크 방식 던전 콘텐츠 '도전 관문' ▲5인 협력 던전 '균열' ▲PvE 콘텐츠 '범람'과 '대범람' 등을 도입해 유저들의 자연스러운 경쟁과 협동을 유도한다. 특히 범람은 필드 곳곳에서 24시간 무작위로 발생한다. 매번 달라지는 위치와 보상으로 유저들은 현장에서 즉흥으로 파티를 꾸려 협력했다. 대범람은 정해진 시간에 월드 전역을 뒤덮는 대규모 서버 이벤트로, 발생 5분 전 전조 현상으로 위치를 공개했다.
그중 '뇌전의 대범람' 전투가 기억에 남았다. 보스들은 거대한 체구와 함께 특유의 전투 패턴으로 막강한 힘을 자랑했다. 일반적인 타격만으로는 공략하기 어려웠고, 무작정 덤벼들었다가는 빠르게 피가 깎였다. 보스를 죽이기 위해서는 참가한 유저들과 적절한 타이밍에 회피와 공격을 번갈아 가며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했다. 모든 전투는 순간마다 실감 나는 그래픽과 박진감 넘치는 연출이 이어졌다. 2시간 남짓 플레이하면서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날 시연회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박 대표는 "아쿠아트리를 창업하기 전부터 노트에 적어두었던 키워드들이 있었는데, 심리스 월드, 원채널, 논타깃 전투, 다양한 탐험 요소, 오픈월드형 게임 등 각종 콘텐츠"라며 "개발 과정에서 이러한 방향성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며, 팀 전체가 공감대를 갖고 완성도를 높여온 것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수익모델(BM)은 이용자 친화적으로 구성했다. 드림에이지 김민규 게임사업3실 실장은 "확률형 아이템은 코스튬(외형)과 팬텀웨폰 등 2종이다"며 "최근 출시된 MMORPG들보다 훨씬 완화된 구조로 설계해 무과금 유저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과금에 대한 부담 없이 성장과 수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조를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정우용 드림에이지 대표는 "아키텍트는 아쿠아트리와 드림에이지가 함께 선보이는 초대형 MMORPG이자 양사가 함께 성장의 방향성을 증명하는 첫 대형 프로젝트"라며 "큰 프로젝트인 만큼,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