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 인도 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인도법인을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및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14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인장, 송대현 인도법인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과 현지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법인 상장 행사를 열었다.
앞서 LG전자는 인도법인 발행주식의 15%에 해당하는 1억181만5859주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주당 1140루피(약 1만8000원)로 책정됐으며, 주식배정청약에는 인도 기업공개(IPO) 역사상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려 공모 주식수의 54배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현지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공모가 기준 LG전자 인도법인은 1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LG전자는 인도 자본시장에서 1조8000억원 규모 현금을 국내로 조달한다. 금융비용과 차입금비율 등 영향 없이 대규모 현금이 유입됐다. LG전자는 조달 자금을 토대로 성장동력을 확보 및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LG전자 인도법인은 현지화 기업의 장점을 살린 사업기회 등을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인도 가구 가운데 연평균수입 6000달러~3만6000달러 구간 중소득 가구 비중은 지난 2020년 29%에서 오는 2030년 4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조주완 CEO는 "이번 상장으로 인도는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거점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LG전자와 인도법인 성장을 동시에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LG전자는 이날 인도 고객을 위해 기획한 특화 가전 라인업을 전격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인도 국민가전은 현지 환경에 특화된 편의 기능과 인도 문화를 담은 디자인 , 케어 서비스와 구매력을 고려한 가격 등 인도 고객을 분석해 개발됐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외 일반 제품군에서 현지 특화 가전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지난 28년간 인도 시장에서 쌓아온 가전 노하우와 인도 전역 1000여명의 고객 인터뷰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새롭게 가전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인도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 반짝이는 꽃무늬 디자인을 외관에 적용하거나, 필수재인 가전 구매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제품별 라인업과 가격도 세분화했다.
LG전자는 다음 달부터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마이크로오븐 등 총 4종의 특화 가전 라인업을 인도 시장 내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특화 가전들은 전량 현지 생산기지인 노이다와 푸네에서 생산된다.
LG전자는 현지 생산 능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 노이다, 푸네 공장에 이어 6억 달러를 투자해 스리시티 지역에도 신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스리시티 공장이 지역사회에 가져오는 직·간접적 일자리 창출은 약 2000개에 이를 전망이다. 신공장을 포함하면 인도 내 연간 생산능력은 ▲냉장고 360만대 ▲세탁기 375만대 ▲에어컨 470만대 ▲에어컨 컴프레서 200만대 ▲TV 200만대 등으로 늘어난다.
글로벌 거점 R&D 기지 역할도 확대한다. LG전자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에 SW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인도 SW연구소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AI, 시스템온칩(SoC), 플랫폼 등 차세대 기술 중심지로 육성한다. LG전자는 생산기지가 위치한 노이다에도 제품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