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 참석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포옹하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맞춤형 인공지능(AI) 인프라' 생태계에 새롭게 참여한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추진 중인 'AI 팩토리'(AI 데이터센터) 전략의 주요 파트너로 부상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3일(현지시각)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삼성 파운드리와 인텔이 'NV링크 퓨전' 생태계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NV링크는 GPU(그래픽처리장치) 간 직접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고속 연결 기술로, 기존에는 엔비디아 칩에만 적용됐다. 새롭게 확장된 NV링크 퓨전은 이 기술을 외부 중앙처리장치(CPU)나 GPU, 맞춤형 AI 칩 등으로 범위를 넓혀, 서로 다른 반도체 간에도 통합된 데이터 교환이 가능하도록 한 아키텍처다.

삼성 파운드리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맞춤형 CPU·XPU(통합처리장치)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칩 설계(IP)부터 제조까지의 원스톱 역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플랫폼에 통합되는 x86 기반 CPU를 생산한다.

삼성과 인텔의 합류는 엔비디아가 AI 팩토리를 독점적으로 설계하기보다는 다양한 반도체 기업과의 개방형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5월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AI는 모든 컴퓨팅 플랫폼에 스며들고 있다"며 "NV링크 퓨전은 파트너들이 각자 특화된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의 생태계를 개방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NV링크 퓨전을 활용하면 기업이 하드웨어 조합과 엔비디아 플랫폼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AI 팩토리들이 모델 학습과 에이전트형 AI 추론 등 고성능 연산 작업을 더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NV링크 퓨전 생태계에는 미디어텍, 마벨, 아스테라 랩스, 시높시스, 케이던스 등 주요 반도체 설계 및 IP 기업들이 참여 중이며, 삼성전자와 인텔이 합류하면서 생태계 외연이 한층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