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브로드컴이 10기가와트(GW)에 달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브로드컴은 이번 계약에 따라 2029년 말까지 오픈AI에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1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9.88% 급등 마감했고, AI 칩 대표주인 엔비디아는 2.82% 상승했다. 반도체 제조기업 TSMC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각각 7.92%, 6.15% 올랐다.
양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차세대 AI 클러스터용 가속기 및 네트워크 시스템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은 오픈AI가 설계한 칩과 시스템을 맞춤형으로 개발·제작해 내년(2026년) 하반기부터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브로드컴과 18개월간 협력해 온 이번 파트너십은 AI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 단계"라며 "컴퓨팅 스택을 최적화하면 효율성을 극대화해 더 빠르고 저렴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호크 탄 브로드컴 CEO는 "첨단 모델과 초지능으로 나아갈수록 최고 수준의 컴퓨팅 성능이 필요하다"며 "자체 칩을 개발함으로써 기술적 운명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양사는 구체적인 칩 가격이나 프로젝트 규모 등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AI 컴퓨팅 용량 1GW를 확보하는 데 약 350억달러가 들며, 10GW 기준으로는 총 3500억달러(약499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오픈AI는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 언급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드컴은 맞춤형 AI 칩 개발 분야에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며 AI 반도체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계약은 브로드컴의 AI 시장 진출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반도체와 주요 기술주 상승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정면 충돌을 피하고자 하는 의사를 밝힌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