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무게 중심이 해외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해외 플랫폼의 점유율은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유튜브뮤직과 스포티파이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합계가 1000만명에 육박한다. 이는 멜론, 지니뮤직, 플로, 바이브, 벅스 등 국내 주요 5개 서비스를 합친 규모(약 1275만명)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14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유튜브뮤직의 MAU는 810만8439명으로, 2021년 9월(334만명) 대비 2.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포티파이는 21만명에서 169만명으로 8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멜론은 869만명에서 681만명으로 21% 감소했고, 지니뮤직은 506만명에서 304만명으로 40% 줄었다. 플로는 313만명에서 202만명으로 35% 하락했으며, 네이버의 바이브는 88만명에서 52만명으로 40% 이상 감소했다. 벅스는 33만명대에서 수년째 정체돼 있다.
이용자 격차는 전체 합산 지표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2021년 9월에는 국내 5대 앱의 MAU 합계가 1870만명에 달했지만, 2025년 9월 기준 1275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유튜브뮤직과 스포티파이는 350만명에서 980만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 이러한 변화는 더욱 뚜렷해졌다. 유튜브뮤직은 1월 731만명에서 9월 810만명으로 9개월 연속 상승했다. 3월(739만명) 이후 단 한 번도 하락하지 않으며 사실상 국내에서 유일하게 '꾸준한 성장'을 보이는 앱으로 자리 잡았다. 스포티파이 역시 지난해 10월 광고 기반 무료 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올해 1월 127만명에서 6월 150만명, 9월 169만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국내 플랫폼들은 이용자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멜론은 1월 687만명에서 5월 736만명으로 잠시 반등했으나, 6월 이후 다시 하락해 9월 681만명으로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니뮤직은 276만명에서 304만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2021년 대비로는 200만명 이상 줄어든 상태다. 플로는 205만명에서 214만명으로 반등했다가 다시 202만명으로 내려앉았다. 바이브는 2023년 하반기 이후 이용자가 급격히 줄면서 올해 9월에는 52만명까지 감소했다.
시장 변화의 핵심 요인은 '가격 경쟁력'과 '콘텐츠 확장성'이다. 유튜브뮤직은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에게 광고 제거, 오프라인 저장,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을 통합 제공해 사실상 '무료로 이용하는 듯한' 체감 효과를 제공한다. 스포티파이는 광고를 듣는 대신 일정 시간 음악을 무료로 재생할 수 있는 '프리 멤버십'을 운영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두 서비스 모두 광고 기반 무료 이용 구간에서 불편 요소를 최소화하며 유료 전환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일반 음원뿐 아니라 커버곡, 라이브 영상, 팟캐스트 등 다양한 형식을 아우르며 '음악과 영상' 중심의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유튜브 끼워팔기' 제재에 나섰으나, 업계에서는 "이미 때가 늦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구글은 시정 방안으로 유튜브뮤직이 제외된 '라이트 요금제(월 8500원)'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시장 판도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스포티파이 역시 광고 기반 무료 요금제 효과로 이용자 기반을 넓히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뮤직은 이미 영상, 커뮤니티, 구독이 결합된 완성형 생태계이기 때문에 요금제나 기능을 일부 조정한다고 해서 이용자가 이탈할 구조가 아니다"라며 "스포티파이도 광고 기반 무료 이용자층이 확고해지면서, 국내 앱으로 다시 돌아갈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