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가는 조선시대로 돌아가 수도 한양을 탐험한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광화문, 경회루, 창덕궁 등 웅장한 궁궐이 돋보이며 그 앞에 한양 육조거리 등이 실감 나게 구현돼 있다. 경복궁에서 출입이 제한된 근정전 내부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모험가는 장화홍련전, 처용전 등 한국 민담과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퀘스트를 수행해나간다. 펄어비스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서울' 이야기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이 한국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게임 배경에 한국의 전통문화나 명승지 등이 등장하고 이와 연계한 관광 상품을 기획하는가 하면, 문화유산을 알리고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징어게임' 등으로 K-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문화유산을 활용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를 통해 조선시대 명소를 생생하게 구현하고 전통 설화를 각색해 게임에 담아냈다. 아침의 나라는 검은사막 내 월드맵 북서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전남 완도 '청해포구', 부산 '해동용궁사' 등의 명소를 각각 '남포항' '벽계섬' 등으로 구현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8월 아침의 나라 콘텐츠 마지막 편으로 서울을 공개하며 한양의 궁궐과 육조거리 등을 그렸다.
나아가 펄어비스는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와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와 연계한 외국인 전용 관광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상품은 조선시대를 모티브로 한 아침의 나라 내 주요 배경지를 탐방한다. 코스는 ▲서울(경복궁, 한국민속촌 등) ▲남포 관문(청주 상당산성, 보은 법주사 등) ▲놉새(수원화성, 부천 원미산 등) ▲달별(서울 은평한옥마을, 파주 감악산 등) 등이다. 투어 참가자는 게임 테마에 맞춘 몰입감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네오위즈도 게임 내 역사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P의 거짓'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썼던 무기로 추정되는 쌍룡검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다운로드 콘텐츠(DLC)에는 태조 이성계의 활 어궁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네오위즈가 2023년 출시한 '산나비'에는 SF 요소와 조선시대 콘셉트를 결합해 한글 표기법, 육십갑자 등 조선시대 풍습을 볼 수 있다. 이 게임은 스팀에서 97%의 긍정적인 사용자 리뷰를 기록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게임사들은 문화유산 보호 및 홍보를 통해서도 한국을 알리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국가유산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넥슨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전통 공예품을 전시했다.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넥슨의 인기 게임이 공예품으로 만들어졌다. 엔씨소프트도 지난 2023년 경북연구원과 '천년 신라 왕경 디지털 복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신라 시기의 문화재를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디지털 스캔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도 하나의 문화'라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게임사가 문화재와 문화유산을 알리는 것은 업계 전반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최근 조선시대 등 우리나라 역사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문화유산에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게임사들도 게임 배경에 문화와 역사를 넣어 자국을 홍보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검은 신화: 오공'이 산시성을 비롯한 중국 내 36곳의 명승지를 게임의 배경 모티브로 하고 있다. 오공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산시성을 찾는 관광객이 늘었다는 후문이다.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산시성의 다퉁시와 숴저우시의 여행 예약량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플레이스테이션5 게임인 '마블 스파이더맨2'가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유비소프트의 레이싱 게임 '모터페스트'는 하와이 오아후섬이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