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 이후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메신저 역할에 충실한 네이버 메신저 '라인'과 '네이트온'의 신규 설치 건수가 급증했다.
30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라인의 일간 신규 설치 건수는 이달 27일 3만6522건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개편을 발표하기 전 일주일(9월 16~22일)간 일평균 라인의 신규 설치 건수가 8476건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4배(330%) 이상 급증한 수치다. 라인의 일간 신규 설치 건수는 이달 24일만 하더라도 1만건을 밑돈 9350건이었다. 하지만 이달 25일 1만151건으로, 26일에는 2만8783건으로 늘었다.
네이트온의 일간 신규 설치 건수도 카카오톡 개편 이후 급증했다. 네이트온의 일간 신규 설치 건수는 이달 27일 2만2447건이다. 네이트온의 일간 설치 건수는 카카오톡이 개편을 발표하기 전 일주일간 일 평균 519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3배(4225%) 늘어난 것이다.
네이트온은 이용자 급증에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네이트온 소식을 전하는 네이트 뉴스의 공식 스레드 계정은 네이트온 완전 정복 가이드를 공유하며 "우린 묵묵히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만 집중해 왔다"며 "다시 만나 반갑고, 그간 잘 지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앞서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개편 내용 중에서 특히 메인 화면이 정렬된 친구 목록 대신 인스타그램처럼 피드형인 업데이트된 프로필로 바뀐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사적인 사람과 친구를 맺는 인스타그램과 달리 카카오톡은 업무용으로도 많이 쓰이는데, 가까운 사이가 아닌 사람의 사진을 보는 게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학부모를 중심으로 미성년자가 무제한으로 숏폼 콘텐츠에 노출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29일 카카오는 카카오톡 개편 내용 일부를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기존 '친구 목록'을 카카오톡 친구탭의 첫 화면으로 되살리고, 현재의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메뉴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지금탭(숏폼)' 내 '미성년자 보호 조치 신청' 메뉴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개선안은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하여 4분기 내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서 자리매김을 오래 해온 만큼 이미 공적인, 사적인 영역에서 많이 활용돼 이 자리를 당장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