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무단 소액결제 사건의 피의자인 중국 국적 남성 A씨가 지난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영통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KT 이용자들을 노린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주로 새벽 시간대에 발생한 것은 해커들이 통신 신호 간섭이 적은 시간을 골라 범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불법 소형 기지국(펨토셀)을 차량에 싣고 돌아다닌 혐의로 구속된 중국 국적의 A씨(48)는 조사에서 "윗선이 낮에는 사람이 많아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다며 새벽에 움직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진술이 펨토셀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펨토셀은 통신 장비와 안테나 등으로 구성된 기지국으로, A씨는 수도권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돌며 휴대전화 신호를 가로채 모바일 상품권 구매, 교통카드 충전 등 소액결제를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 검거 당시 차량 내 펨토셀을 확보했으며, 평택항에서 중국으로 반출되려던 장비도 추가 압수했다.

현재 A씨는 윗선의 지시에 따라 차량에 장비를 싣고 움직였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건의 전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과 합동조사단을 꾸려 펨토셀 분석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르면 25일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는 22일 오후 6시 기준 214명, 약 1억3650만원 규모다. 그러나 피해 사례 검토가 진행 중이어서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KT는 앞서 피해 규모를 278명 1억7만원에서 362명 2억4000만원으로 정정했으며, 피해 지역도 서울 금천·광명 외에 서초·동작, 경기 고양 등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