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출시 예정인 아이폰17이 사전 판매 기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격을 동결했지만 성능을 높인 기본 모델의 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해 역대급 판매 기록을 달성한 '갤럭시S25'의 마케팅 전략을 따라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기본 모델에 플러스·울트라 모델에만 들어갔던 고사양 퀄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하면서도 가격은 전작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 사전 판매 돌풍 일으킨 '아이폰17'
17일 업계와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미국, 중국, 독일, 영국 등 주요 시장에서 아이폰17 배송에 걸리는 기간이 전작인 아이폰16 대비 일주일 정도 길어질 전망이다. 지난 12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JD닷컴에선 아이폰17 예약 판매 시작 1분 만에 아이폰16의 사전 예약 첫날 판매량을 넘어섰다.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아이폰17이 사전 예약 판매 첫 주부터 전작인 아이폰16을 크게 웃도는 초기 수요를 만들어냈다"라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7의 올 3분기 생산 목표치를 전작 대비 25%가량 높게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7의 사전 예약 판매 돌풍은 기본 모델의 성능을 높였지만 가격을 동결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에만 선보였던 120헤르츠(㎐) 화면주사율을 아이폰17 기본 모델에 적용하고, 제품 용량도 128기가바이트(GB)에서 256GB로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가격은 799달러로 전작과 동결시켰다. 이를 두고 기본 모델만 사실상 가격을 내린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폰16 기본 모델 128GB 출고가는 799달러, 256GB는 899달러였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전 기종의 가격을 동결시켰지만, 기본 모델은 용량 업그레이드로 사실상 가격이 100달러 인하된 효과를 내고 있다. 기본 모델로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 성능 높이고 가격 동결한 '갤럭시S25' 마케팅 따라했나
애플이 역대급 판매 기록을 달성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25 마케팅 전략을 모방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갤럭시S25 시리즈 전 기종에 퀄컴 AP를 탑재했지만 출고가를 전작과 동결시켰다. 퀄컴 AP 가격이 25%가량 올랐는데도 이를 제품 출고가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AP 가격이 7만~8만원 정도 인상됐다.
가장 주목을 받은 기종은 갤럭시S25 기본 모델이었다. 전작인 갤럭시S24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자체 제작한 엑시노스 AP가 탑재됐는데 플러스와 울트라 모델에만 들어가던 퀄컴 AP를 기본 모델에 탑재하면서 가장 높은 판매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5월 하나증권이 발행한 스마트폰 판매량 잠정치 보고서에 따르면 갤럭시S25 출시 이후 4개월간 갤럭시S25 기본 모델의 전작 대비 판매량 증가율은 13.5%로 전 기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울트라 모델(9.6%), 플러스 모델은(8.9%) 순이었다. 같은 기간 갤럭시S25 시리즈 전체 판매량은 전작(1483만대) 대비 10.7% 증가한 1642만대로 집계됐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5는 출시 6개월 만에 판매량 2270만대를 기록,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최단 기간 2000만대를 돌파했다.
◇ 글로벌 출고가 동결됐지만 국내 출고가는 인상
애플이 전 기종 가격을 동결시켰지만, 국내 출고가는 인상됐다.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아이폰17 프로(256GB)는 179만원으로 전작(170만원) 대비 9만원, 아이폰17 프로맥스(256GB)는 199만원으로 전작(190만원)보다 각각 9만원 인상됐다. 아이폰17 기본 모델(256GB)의 국내 출고가는 129만원으로 전작(125만원)보다 4만원 올랐지만, 동일한 용량의 전작과 비교하면 오히려 가격이 내렸다. 아이폰16 기본 모델(256GB)의 국내 출고가는 140만원이었다.
애플 측은 한국 출고가가 오른 이유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IT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가격 조정을 할 때 해당국의 환율과 판매 증감 상황 등을 고려해 출고가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