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블로그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최대 후원자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 관계를 연장하기로 했다. 수개월 동안 구조 개편과 지분율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두 기업이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오픈AI가 비영리 모회사를 중심으로 한 공익법인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는 11일(현지시각) 비영리 지주사가 공익기업(PBC)의 지배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1000억달러(약 134조원)가 넘는 지분을 직접 보유하게 된다는 내용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최근 오픈AI 전·현직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 매각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5000억달러(약 700조원)까지 평가된 점을 고려하면 약 20~30%에 해당하는 지분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는 전환 이후 약 30%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약 1700억달러(약 235조원)에 규모에 해당한다.

브렛 테일러 오픈AI 이사회 의장은 이날 "이 비영리 조직은 세계에서 가장 자원이 풍부한 자선 단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영리 모회사가 오픈AI에 대한 감독 권한을 유지하게 된다"라며 "이를 통해 오픈AI가 계속해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합의로 오픈AI는 투자자 친화적인 영리 구조로 전환하고, 향후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픈AI는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외부 투자를 받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비영리 조직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영리 법인으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다. 오픈AI는 지난 2015년 "범용인공지능(AGI)의 혜택을 인류 전체에 돌린다"는 사명 아래 비영리 단체로 출범했다. 그러나 순수 비영리 구조만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2019년 '캡드 프로핏(capped-profit)' 구조를 도입해 외부 투자자에게 제한된 수익을 보장하는 오픈AI 유한투자(OpenAI LP)라는 영리 자회사를 세웠다. 비영리 조직 산하에 챗GPT 등 AI 기술을 개발·운영하는 영리 자회사를 둔 구조로, 영리 자회사에 대한 통제권을 비영리 조직이 갖고 있다. 그러나 외부 투자자의 수익에 상한을 둔 현재 영리 법인 구조로는 상장이 불가능하다는 한계에 부딪혔다.

여기에 오픈AI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AI 대부'로 꼽히는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영리 전환 중단 요구에 오픈AI는 올해 5월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회사 구조를 영리와 공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PBC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머스크는 오픈AI가 비영리 단체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영리를 추구해 투자자 등과 한 계약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오픈AI와 샘 올트먼 CEO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티아 나델라(왼쪽) MS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 샘 올트먼 CEO 트위터

테일러 의장은 "오픈AI는 비영리로 시작했고, 지금도 비영리이며 앞으로도 비영리일 것"이라며 "비영리가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권한을 보유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와 MS는 수개월 동안 기술 접근권, 지적재산권(IP), 수익 배분 문제를 두고 치열한 협상을 벌여왔다. 양사는 이번 MOU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고 "비구속적 양해각서(non-binding memorandum)를 체결했다"며 "최종 합의 조건을 확정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최종 계약 조건을 연내 확정할 계획이다.

MS는 2019년 오픈AI에 1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파트너십을 맺었다. 컴퓨팅 자원과 자본을 제공하는 대가로 AI 모델 접근권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MS는 오픈AI에 1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오픈AI의 최대 후원자로 자리매김했다. 오픈AI가 기업 구조 개편을 추진하려면 MS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양사는 "우리는 모두를 위한 최고의 AI 도구를 안전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바탕으로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