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문 기업 DB하이텍이 차세대 전력반도체인 650V E-Mode GaN HEMT(전계 모드 갈륨나이트라이드 고전자이동도 트랜지스터)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로써 DB하이텍은 고객이 제품을 시험 생산할 수 있는 GaN 전용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를 내달 말 제공한다.
GaN 소재의 반도체는 기존 Si(실리콘) 기반 반도체보다 고전압, 고주파, 고온에 강하며 전력 효율이 높아 SiC(실리콘카바이드) 등과 함께 최근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고속 충전, 5G, 로봇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시장은 올해 5억3000만달러(약 7300억원)에서 2029년 20억1300만달러(약 2조8000억원)로 연평균 약 40% 성장할 전망이다.
DB하이텍이 개발한 이번 제품는 고속 스위칭과 개선된 안정성이 특징으로, 전기차 충전기와 데이터센터의 전력변환기, 5G 통신 분야 등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DB하이텍은 시장이 초기 단계이던 2022년부터 GaN, SiC 등 화합물반도체를 차세대 사업으로 정하고 공정 개발을 진행해 왔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0.18um BCDMOS(복합전압소자)를 개발하는 등 Si 기반 전력반도체에서 이미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GaN 공정을 추가해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B하이텍은 이번 공정 개발을 시작으로 IC(집적회로) 형태로 설계할 수 있는 200V GaN 공정과 650V GaN 공정을 2026년 말까지 순차 개발할 예정이다. 이후 시장 상황과 고객의 수요 등을 고려해 더 넓은 전압대까지 공정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DB하이텍은 충북 음성에 있는 상우캠퍼스 클린룸 확장을 추진 중이다. 신규 클린룸은 8인치 웨이퍼 약 월 3만50000장을 증설할 수 있는 규모로, GaN을 비롯해 BCDMOS, SiC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DB하이텍의 생산능력은 현재 15만4000장에서 23% 늘어난 19만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