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택시가 다음 달 초 월간 구독 서비스 '우버 원(ONE)'을 출시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하고 있는 한국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학생인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를 위한 청소년 전용 '우버 틴(teen)' 서비스도 선보인다.
도미닉 테일러 우버 모빌리티 아태지역 총괄 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롯테호텔에서 개최한 우버택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우버의 핵심 시장 중 하나로, 한국 내 우버 택시 트립 수(택시 호출부터 배차·탑승까지 완료된 수치)는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라면서 신규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혔다.
'우버 원'은 우버의 대표 유료 멤버십 서비스로, 이달 베타 테스트 기간을 거쳐 내달 초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구독료는 월 4900원으로 경쟁사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멤버스' 구독료와 동일하다. 연간 결제를 선택하면 약 17% 낮은 4만9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우버 원'에 가입한 회원은 우버 택시를 이용할 때마다 요금의 5%에서 최대 10%를 우버 원 크레딧으로 적립 받아 다음 승차 시 사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우버 택시 가맹 상품(우버 택시·스피드 호출·우버 블랙·우버 블랙·일반 택시 XL)은 10%, 일반 택시·모범 택시·그린 상품은 5%가 적립된다.
평점이 높은 기사 우선 배차 등 전용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우버 택시는 '우버 원'의 한국 시장 공식 출시를 기념해 신규 이용자를 대상으로 1개월 무료 체험 혜택을 제공한다.
송진우 우버 택시 총괄은 "우버 원은 택시를 타면 탈수록 혜택이 쌓이는 서비스로 택시를 자주 타는 헤비 유저(heavy user)에게 특히 매력적인 상품"라며 "이런 멤버십 구독형 서비스는 고객 유지와 기업 성장의 중요한 축인 만큼, 한국 손님들이 우버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데 있어 주요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버 원'을 통해 전 세계 우버 사용자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우버 원' 회원은 약 3600만명으로, 회사 전체 예약 건수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회원 수는 1년 사이 60% 늘었다.
국내 맞벌이 가구 증가로 돌봄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에 발맞춰 청소년 전용 서비스 '우버 틴 어카운트'를 오는 29일 출시한다. 청소년 전용 계정을 통해 부모나 자녀가 택시를 호출하면 최고 평점을 받은 기사들이 배차된다. 송 총괄은 "부모는 우버 앱에서 택시를 탄 자녀의 여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안심할 수 있다"며 "청소년 전용 서비스는 캐나다, 미국, 호주 등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운영해왔고 맞벌이 가정 비율이 높은 한국에서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우버 택시는 하반기 두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점유율이 약 95%에 달해 우버 택시, 타다 등 후발주자들이 독점 구조를 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구독 서비스 '카카오T 멤버스'를 오는 27일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송 총괄은 "한국 시장은 빠른 배차 등 배차 품질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아 상반기에는 배차 성공률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며 "하반기에는 승객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기사들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전환점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우버는 지난 2013년 한국에 진출해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엑스'를 선보였지만, 불법 콜택시 논란으로 2015년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2021년 SK스퀘어 계열사인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합작사 '우티(UT)'를 세우고 택시호출 시장에 재도전했다. 지난해 3월 브랜드명을 '우버 택시'로 바꾸는 리브랜딩을 단행했고 이어 12월에는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한 우티의 지분을 전량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우버 택시는 리브랜딩 이후 프리미엄 서비스 '블랙'과 짐 많은 승객을 위한 '일반 택시 XL'을 선보이고 택시 기사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신규 서비스 출시와 마케팅·프로모션을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올 들어 우버 택시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약 50만~70만명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1200만명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게 우버 택시 측의 설명이다. 송 총괄은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계속 우상향하면서 매월 최고 성과를 내고 있다며 "호출 건수 뿐만 아니라 배차 성공률도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테일러 아태지역 대표는 "'우버하다(to Uber)'가 택시를 탄다는 표현이 될 정도로 전 세계인의 일상에 스며들었다"며 "우버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데, 아태 지역에서만 100만명 이상이 우버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우버의 다양한 서비스 중 한국 시장에 적합한 서비스를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