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가 IP(인터넷)TV 품질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낸다고 26일 밝혔다. 고장이나 이상 여부를 고객보다 먼저 감지하고 해결하는 AI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높인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서울 중구 LG서울역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체 개발한 'AI 기반 고객 불편 예측 및 선제 조치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IPTV나 공유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이상 발생 시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강봉수 LG유플러스 품질혁신센터장(상무)은 이날 "고객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위해 AI 기반의 시스템을 개발해 도입했다"라며 "향후 IPTV를 넘어 서비스 전 영역으로 AI를 확대 적용해 고객 불만 제로화에 도전하겠다"라고 말했다.
◇ 고객 불만 접수 전 AI가 먼저 해결
LG유플러스의 'AI 기반 고객 불편 예측 및 선제 조치 시스템'은 고객이 IPTV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 이상 여부를 판단한다. AI가 분석하는 고객의 데이터는 매일 1조개 이상이다.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 AI가 자체적으로 1차 해결에 나선다. 예를 들어 실시간 방송의 화질 저하 문제가 발생한 경우, 고객이 불만을 접수하지 않더라도 AI가 이상을 파악하고 재부팅이나 원격 조치 등을 통해 즉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객이 셋톱박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만 조치가 이뤄진다.
회사는 시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고객의 불만 접수 건수가 약 10%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불만을 예측하는 정확도는 약 30%로 집계됐다. 원인 분석부터 해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줄었다. 수작업으로 진행할 경우 약 7만 시간이 걸리는 데이터 분석은 6시간으로, 문제 해결에 걸리는 시간은 기존 최대 3일에서 즉시 해결로 단축됐다.
◇ AI 딥러닝 기술로 탐지 정확도 높인다
LG유플러스의 'AI 기반 고객 불편 예측 및 선제 조치 시스템'은 데이터 수집, AI 학습, 이상탐지 및 조치 등 3단계로 운영된다. 최신 AI 딥러닝 기술을 사용해 이상 여부 탐지 정확도를 높였다.
첫 번째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는 고객이 IPTV를 시청할 때 발생하는 단말 품질 데이터부터 인터넷 공유기나 네트워크 연결 상태와 관련된 데이터 등 총 700여 종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중에서 이상 여부 판단에 필요한 270여 종의 데이터를 선별한 뒤, AI 분석이 가능한 형태로 가공해 사내 데이터 허브에 저장한다.
두 번째 단계는 'AI 학습'이다. AI가 과거에 발생했던 서비스 이상 사례와 일반적인 사례를 비교·분석하여 이상 탐지의 정확도를 높인다. LG유플러스는 특히 딥러닝 기반의 최신 AI 모델인 '시계열 데이터 처리 기술(Transformer)'을 최적화했다.
마지막 단계인 '문제 탐지 및 조치'에서는 학습된 AI가 고객의 환경을 분석해 서비스 상태가 정상인지 판단한다.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단말기의 상태와 접속 환경을 점검하고, 재연결·재시작 등 가장 적합한 원격 조치 방법을 결정해 문제를 해결한다. 3단계 과정을 통해 LG유플러스는 매일 최적화된 AI를 활용해 고객들의 서비스 이상 여부를 점검한다.
◇ "과도한 데이터 수집 아니야… 내년까지 모든 IPTV 고객에 서비스 확대 목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매출이 줄어드는 IPTV 사업에 추가 투자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참석한 임원진은 품질을 개선해 기존 고객을 지키는 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항상 쾌적한 환경에서 고객들이 신뢰하고 LG유플러스의 품질을 믿고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IPTV 품질을 개선하면 고객 유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고객을 식별할 만한 정보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진만 고객경험품질혁신담당은 "700종의 데이터가 있다고 설명했는데, 실제 운용 데이터는 회사가 여러 가지 패턴을 묶어서 잔처리한 데이터기 때문에 과도한 데이터 수집이라고 보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또 "마지막에 조치할 때만 단말기만 구분할 뿐 고객 정보를 상시 감시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UHD4 셋톱박스를 이용하는 90만 고객을 대상으로 'AI 기반 고객 불편 예측 및 선제 조치 시스템'을 우선 적용하고, 내년 중 400만에 이르는 모든 IPTV 고객으로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시스템에 사용되는 딥러닝 AI 모델을 고도화해 이상 탐지 범위와 정확도를 높이고, IPTV뿐 아니라 AP 등 홈 네트워크 단말 전반으로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