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오픈AI와 구글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스케일AI와 협업을 중단하며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스케일AI가 경쟁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데 따른 조치로, 자사 데이터 전략이 메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각) 오픈AI가 메타가 스케일AI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창업자를 영입하기로 한 지 며칠 만에 스케일AI와의 협력을 종료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측은 협업 종료 추진 사실을 인정하며, 이는 메타의 지분 인수 전부터 계획돼 있었던 일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보다 전문화된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는 다른 파트너를 물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사라 프라이어 오픈AI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메타-스케일AI 간 계약 발표 직후까지만 해도 "인수합병은 계속될 것이지만 협업은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어, 방향 전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구글도 스케일AI에 약 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회사가 스케일AI와의 관계를 끊는 배경에는 스케일AI가 메타와 손잡으면서 민감한 AI 학습 데이터나 기술 전략이 경쟁사에 흘러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한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스케일AI는 AI 학습에 필수적인 데이터를 정제하고 보강하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모델이 잘못 예측한 데이터를 식별해 재가공하는 역량이 강점이다. 2016년 설립 이후 구글, 오픈AI, 메타 등을 고객사로 두며 입지를 넓혀왔다.

하지만 스케일AI가 메타와의 계약을 통해 143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고, 메타가 지분 49%를 확보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의결권은 없지만 사실상 인수에 준하는 수준의 투자로 평가되며, 메타는 스케일AI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알렉산더 왕은 물론 다수의 엔지니어도 함께 영입했다.

왕 CEO는 MIT 컴퓨터공학과를 중퇴하고 19세에 스케일AI를 창업했으며, 초기 투자자는 와이콤비네이터였고, 당시 와이콤비네이터 대표는 현재 샘 올트먼 오픈AI CEO였다. 왕 CEO와 올트먼 CEO는 팬데믹 기간 동안 몇 달을 함께 지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