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의 대표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반에 탑재한다. 스마트폰과 PC를 넘어 차량, TV, 스마트워치 등 모든 기기에서 제미나이를 호출해 상세한 명령을 할 수 있게 된다.
자사 AI 플랫폼 사용자 수를 대폭 늘려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AI의 챗GPT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은 13일(현지시각) 제미나이를 차량·TV·헤드셋·스마트워치·확장현실(XR) 기기에도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제미나이는 스마트폰과 PC를 중심으로 운영했는데 이를 안드로이드가 구동되는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안드로이드는 아이폰 운영체제(OS)와 함께 대표적인 모바일 OS로, 삼성 갤럭시와 구글 픽셀 등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스마트워치, 태블릿,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TV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우선 연내 스마트워치 전용 OS인 웨어(Wear)와 차량용 OS인 안드로이드 오토, 구글 빌트인 차량, 가상현실(XR) 기기 등에 제미나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제미나이를 호출해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구글은 "체육관에서 운동할 때 스마트폰을 꺼내거나 운동을 멈추지 않아도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를 통해 사물함 번호나 저녁 식사 장소를 물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 제어가 핵심인 안드로이드 오토와 구글 빌트인 차량에도 제미나이가 접목된다. 안드로이드 오토에는 그동안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스'가 적용됐지만, 조만간 제미나이로 대체된다. 보다 정교한 명령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예전에는 운전 중에 "헤이 구글"이라 말한 뒤 "학교로 가는 길을 찾아워"라는 식으로 명령해야 했지만, 제미나이한테는 "서울역 근처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고 별점 4점 이상의 식당을 찾아줘"와 같은 구체적인 명령을 할 수 있다. 출근길 뉴스 요약 등도 요청할 수 있다.
하반기에는 구글 TV에도 추가된다. 제미나이는 자녀의 나이에 적합한 영화를 추천하고 자녀 학습을 위한 유튜브 등 영상을 찾아 제공한다. 구글은 이와 함께 "삼성과 협력해 구축 중인 최신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XR'에도 제미나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XR은 구글이 삼성과 함께 개발 중인 확장현실(XR) 헤드셋과 스마트 안경 등에 탑재되는 OS다. 첫 번째 헤드셋은 연말 출시될 예정이다.
AI를 기기에 탑재하려는 흐름이 앞으로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지금보다도 일상 속에서 폭넓게 사용되려면 차량, 스마트워치 등 하드웨어 기기에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챗GPT를 애플 인텔리전스와 결합해 애플 기기에 탑재했다. 메타도 자사 AI 모델 라마는 스마트안경에 접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