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검색과 광고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알파벳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901억3000만달러(약 129조301억원)를 기록했다고 24일(현지시각) 밝혔다. 순이익은 46% 늘어난 345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구글의 검색 사업 매출은 9.8% 성장한 50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8~9%의 매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수치다. 알파벳은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AI 도구인 'AI 오버뷰'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 수가 지난해 10월 10억명에서 현재 15억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핵심 수입원인 광고 사업 매출은 8.5% 증가한 668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 7.7%를 상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광고 예산 삭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분기 디지털 광고 시장은 건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CNBC는 "알파벳의 검색과 광고 부문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이 심화하는 중에도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광고 매출 성장에 기여한 주요 산업으로 금융, 소매, 헬스케어, 여행을 꼽았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28% 늘어난 122억6000만 달러로, 시장 기대치인 122억7000만달러에 약간 못 미쳤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17.8%로, 1년 전의 9.4%에서 크게 개선됐다.
알파벳은 지난 3월 클라우드 보안업체 위즈(Wiz)를 약 32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위즈 인수는 내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이번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 부문의 보안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위즈 인수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발표 이후 알파벳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 넘게 상승했다. 이날 알파벳은 70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알파벳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벌인 이후 실적을 발표한 두 번째 빅테크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알파벳의 실적이 1분기 이후 하락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소비와 광고 시장이 위축되면서 구글의 매출과 순이익도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쉰들러 CBO는 "거시 경제 환경의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며 "올해 광고 사업,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광고 사업에 역풍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구글의 주요 광고주인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테무와 쉬인은 최근 미·중 관세전쟁이 고조되면서 광고 지출을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