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놀이에서 새로운 기술로 그리고 재미와 상상력을 더해주는 도구로 게임은 역사 속에서 함께 하고 있었어."

지난 8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넷마블게임박물관에 들어서자 삼면이 대형 스크린으로 뒤덮인 공간이 나타났다. 넷마블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나 혼자만 레벨업' 캐릭터가 등장해 "게임 역사의 여정을 함께 떠나보자"며 안내가 시작됐다. 화면에는 고대시대부터 중세, 현대까지 게임의 역사가 화려한 그래픽으로 구현됐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넷마블이 지난달 4일 개관했으며,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이어 국내 게임사가 주도한 두 번째 게임박물관이다. 넷마블은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자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이 박물관을 설립했다. 박물관은 열린 수장고 컨셉트로 2100여점의 소장품 중 일부를 로테이션하며 전시하고 있다.

서울 구로동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 /김수정 기자

전시 공간에 들어서자 다양한 게임 유물들이 전시돼 있었다. '보이는 수장고'에서는 게임 소장품을 연대기 흐름에 따라 소개했다. 1950년대 연구소 중심으로 시작된 최초의 비디오 게임기 '테니스 포투'를 시작으로 '오디세이' '슈퍼퐁4' '아타리 VCS' 등 시대별 대표 게임기와 소프트웨어가 전시돼 있다. 한국 게임의 역사도 살펴볼 수 있었다.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 아케이드 게임기 '퐁'을 시작으로 현대전자의 '현대컴보이', 대우전자의 게임기 '재믹스' 등 주요 콘솔 게임기를 관찰할 수 있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건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기인 '컴퓨터스페이스'였다. 1973년 판매된 이 게임기는 미래지향적 컨셉트의 초록색 디자인이 돋보였다. 넷마블은 박물관 전시를 위해 해외 옥션을 통해 이 게임기를 가져왔으며 관람객은 게임기의 회로도와 배선 원본도 확인할 수 있다. 또 보이는 수장고 중간마다 터치스크린 형태의 검색 시스템이 배치돼 각 유물에 대한 상세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서울 구로동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 /김수정 기자

관람객들은 전시를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우선 '게임 직업 가이드' 코너에서는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청소년, 어린이들을 위해 개인의 스타일을 분석해 게임사 내 직종을 추천해 준다. 이어 '게임제작프로세스' 코너에서는 기획, 아트, 게임개발, 사운드 등 개발제작 과정이 소개됐다. 넷마블의 유명 게임 캐릭터 '양파쿵야'의 화려한 그래픽을 통한 설명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는 '캐릭터 플레이', 게임 사운드 역사를 들어볼 수 있는 '게임 사운드트랙'도 눈길을 끌었다.

'라이브러리' 코너에 들어서면 게임 서적과 디지털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넷마블은 향후에도 다양한 게임 관련 자료를 추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관 첫 기획전시인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도 감상할 수 있었다. 여기서는 한국 PC 게임의 역사를 키워드(사람, 콘텐츠, 기술, 현지화)와 시간순으로 나눠 전시했다. 국내 개발사의 계보도 소개됐다.

서울 구로동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 /김수정 기자

박물관의 마지막 코너인 '플레이컬렉션'에서 관람객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통해 수입된 콘솔인 '슈퍼 알라딘 보이2' '현대슈퍼컴보이'도 만져볼 수 있어 게이머의 향수를 자극한다. 이외 아케이드 기기를 통해 '버블 보블' '테트리스' '뽀빠이' 등 과거 오락실에서 즐길 수 있었던 게임도 해볼 수 있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이다. 방문 전 예약하거나 현장 발권을 통해 입장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단체 관람, 산업단지 입주기업은 최대 30% 할인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