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딥시크 AI 스타트업 사무실 건물에서 촬영된 딥시크 AI 간판./연합뉴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고효율 AI 모델로 주목받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창업자 량원펑(40)을 비롯한 핵심 인물들은 외부 활동을 자제한 채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소식통을 인용해 딥시크가 투자 유치나 신사업 확장보다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딥시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량원펑이 최소한의 자원으로 AI의 성능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딥시크의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면서 "AI 연구에서 '스케일링 법칙'이 여전히 중요하며, 알고리즘 혁신만으로 선두를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스케일링 법칙이란 데이터와 연산량이 증가할수록 AI 모델의 성능이 향상된다는 개념이다. 딥시크는 미국 실리콘밸리 AI 기업들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전문가 혼합'(MoE·Mixture of Experts)과 '희소 어텐션'(Sparse Attention) 등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활용해 AI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량원펑은 지난해 7월 중국 테크 매체 36kr과의 인터뷰에서 "딥시크의 목표는 기술 혁신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혜택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AGI 실현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2년, 5년, 혹은 10년, 어쨌든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SCMP는 딥시크가 중국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로 떠올랐지만, 투자자들의 방문을 거절하는 등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량원펑 역시 지난 한 달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가 공개적으로 나선 유일한 사례는 지난 17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민영기업 좌담회 참석이었으며, 관영 매체에선 시 주석과의 짧은 악수 장면만 보도됐다.

딥시크는 신제품 출시 일정이나 조직 운영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루머에 대한 공식 해명도 하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딥시크가 AI 모델 'R1'의 후속 버전을 당초 5월 초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앞당기기 위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딥시크는 지난해 5월 대형언어모델(LLM) 'V2'를 출시한 이후 7개월 만인 12월 'V3'로 업데이트했으며, 올해 1월 20일에는 V3를 기반으로 한 추론형 모델 'R1'을 선보였다.

한편,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과 달리 딥시크 연구진은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교류는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딥시크는 이번 주 AI 모델 개발 관련 오픈소스 코드 리포지토리 3개를 공개하며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또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딥시크 연구팀 일부가 지난주 상하이에서 열린 글로벌 개발자 콘퍼런스의 비공개 세션에 참석했다. 딥시크는 지난 18일 량원펑을 포함한 연구진이 작성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긴 문장을 빠르게 훈련하고 추론할 수 있는 'NSA(Native Sparse Attention)'라는 희소 어텐션 메커니즘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