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87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나빠져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특히 물류비 부담 등으로 작년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6.6% 증가한 87조7282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82조원을 넘어선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생활가전과 전장 사업이 최대 매출을 올려 실적을 견인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4% 감소한 3조4197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가전 수요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고 있는 데다 하반기 물류비 상승 등 외부 변수가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13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7% 급감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3970억원)를 65.9% 밑도는 수준이다. 연결 자회사인 LG이노텍의 실적(2479억원)을 제외하면 LG전자의 4분기 영업손실은 1139억원이다. 작년 4분기 매출은 22조7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다.
TV를 제외한 생활가전, 전장, BS 등 모든 사업부가 적자를 냈다. 사업본부별로 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4분기 매출액 7조4153억원, 영업손실 11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으나, 물류비 증가로 적자가 지속됐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4분기 매출액 2조6554억원, 영업손실 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으나, 수익성이 악화해 적자전환했다. 수주 프로젝트에 대응하는 개발 비용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B2B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4분기 매출액 1조2483억원, 영업손실 12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고 적자 폭도 확대됐다. 경쟁 심화에 따른 제품 판매가격 하락과 물류비 및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을 악화시켰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사업부 중 유일하게 4분기 373억의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늘어난 4조3716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701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플랫폼 사업인 웹OS의 수익성 기여도가 늘어나고 올레드 TV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올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과 경쟁 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단행한 사업본부 재편을 기반으로 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품질과 원가 등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건전한 수익구조 확보에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