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보안 기업들의 올 3분기 실적이 선방했다. 공공·민간 수요 증가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일부 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신사업 투자와 기업 인수 비용 등의 영향이 컸다. 보안업계는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신제품을 내놓아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 SK쉴더스·안랩 매출 성장… 파수·시큐아이 등 R&D 투자↑
4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3분기 매출은 5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물리·정보보안 사업이 고르게 성장함과 동시에 미국 등의 해외 사업 부문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파견관제와 컨설팅 등 서비스 사업 부문이 3분기 성장을 견인했으며 4분기에도 비슷한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안랩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매출도 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늘었다. 안랩 관계자는 "3분기에는 차세대 엔드포인트 위협 탐지·대응 솔루션 '안랩 EDR' 및 지능형 위협 대응 솔루션 '안랩 MDS', SOAR 플랫폼 '안랩 SOAR' 등이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지니언스의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0.8% 성장했다. 매출도 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했다. 지니언스는 '네트워크접근제어(NAC)'와 '단말 위협탐지·대응(EDR)' 등의 제품을 찾는 지자체·대기업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NAC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으며, 클라우드 NAC 관리 서비스의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했다.
일부 기업은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순손실을 내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보였다. 다만 이들의 실적에는 연구개발(R&D) 및 신사업 투자 등의 영향이 컸다.
시큐아이는 3분기 영업이익이 2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R&D 비용은 5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8억6000만원 증가했다. 파수 역시 매출이 전년 동기 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R&D 비용, 인건비 등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라온시큐어의 경우 적자 폭을 줄이고 매출은 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9% 늘어났다. 디지털 인증 서비스와 제로트러스트 분야 솔루션 사업이 성장한 결과다.
◇ 성수기 '4분기' 맞아 신제품 출시
보안업계는 하반기 보안 수요 증가와 내년 망분리 규제 완화를 통한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신제품을 출시하며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수는 지난달 13일 외부 협업 플랫폼 '랩소디 에코'에 편의성을 더한 신규 버전을 출시했다. 파수의 랩소디 에코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외부 협업을 위한 플랫폼이다. 모든 중요 문서는 암호화해서 공유되고 구성원별로 세밀하게 권한을 제어할 수 있으며 이를 언제든지 변경하거나 회수할 수 있다. 또 문서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문서 열람시 자동으로 최신 버전으로 동기화한다.
지니언스는 이달 말 클라우드 기반 PC 취약점 점검 솔루션 '클라우드 GPI'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PC의 보안 상태 점검과 취약점 관리 기능을 강화해 내부 보안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현재 신제품 '클라우드 GPI'에 대한 제품 개발이 완료된 상태"라며 "12월 말에 공식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니터랩은 정부의 망분리 규제 완화 기조에 맞춰 새로운 구축형 보안 솔루션 'AIZTNA'를 선보인다. 내년에 망분리 규제 완화 대상이 되는 많은 기관이 ZTNA(제로 트러스트 접근 통제)나 RBI(원격 브라우저 분리)를 시범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새로 출시한 AIZTNA는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 기반이다. 제로트러스트란 어떤 것도 신뢰하지 않고 항상 검증한다는 원칙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접근 시마다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보안 모델로 망분리 규제 완화 정책의 대안 중 핵심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보안 관련 투자 예산이 보안 기업의 매출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집행이 주로 4분기에 이뤄진다"며 "기업마다 클라우드 도입, 디지털 전환 등 보안 수요가 많아지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