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전자, 현대차그룹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함께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캐나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투자했다.
텐스토렌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짐 켈러는 최근 한국 AFW 파트너스와 삼성증권이 주도한 7억달러(약 9800억원) 규모의 시리즈D(회사가 대규모 확장을 위해 추가 자금을 모으는 단계) 펀딩에서 삼성과 LG전자 등이 투자했다고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현대차그룹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스토렌트의 기업 가치는 26억달러(3조6500억원)로 평가됐다.
텐스토렌트는 ‘CPU(중앙처리장치) 설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짐 켈러가 2016년 설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으로, 엔비디아가 90%를 장악한 AI 반도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그동안 켈러 CEO는 “비싼 엔비디아 칩보다 훨씬 더 경제적인 칩으로 AI 개발에 드는 비용을 줄여 업계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 산하 전략혁신센터(SSIC)가 운영하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를 통해 현대차그룹과 텐스토렌트에 1억달러 투자를 공동 주도했다. LG전자는 텐스토렌트와 협력해 TV와 기타 제품용 반도체를 개발해 오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텐스토렌트는 차세대 AI 칩을 삼성 파운드리와 대만 TSMC에서 제조할 예정이다.
텐스토렌트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엔지니어링 팀과 글로벌 공급망을 확충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또 자사의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대규모 AI 훈련 서버 구축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자금 모금에는 한국 기업 외에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 회사인 익스페디션과 미국 금융사 피델리티 등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