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태블릿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이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에 3년가량 앞서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플 의존도가 높은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자국 IT 기업들에 저렴한 가격으로 OLED를 대량 납품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성장세는 위기라고 설명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이종 산업 간 수요-공급 기업 연계’ 행사에서 ‘디스플레이 산업 및 기술개발 동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박경우 LG디스플레이 산학·국책 태스크 책임연구원은 “북미 고객사 제품에 탑재되는 태블릿용 OLED의 핵심인 저전력 백플레인 기술(LTPO)과 탠덤 구조는 아직까지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현재 해당 분야에서의 기술 격차는 3년 정도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LTPO O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전력 소비를 기존 OLED에 비해 40%가량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화면의 밝기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에 주로 사용된다. 탠덤 OLED는 레드·그린·블루(RGB)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으로 장수명, 고휘도를 구현해 기존의 1개 층으로 생산되는 OLED 패널보다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나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OLED를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액정표시장치(LCD)를 아이패드에 적용한 애플은 올해 처음으로 OLED 패널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당초 올해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OLED 패널 수량은 약 800만대일 것으로 추정됐지만, IT 수요 부진에 출하량이 약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11인치와 13인치 모델에 모두 OLED를 납품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인치 모델에 OLED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경쟁사인 BOE 등은 아직 애플 아이패드 공급망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박 책임은 “IT 기기용 OLED는 소비자들이 이동하면서 활용하기 때문에 소비전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LTPO 등 핵심 기술에서 아직 중국 기업들이 국내 기업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애플이 주도하고 있는 태블릿용 OLED 시장 규모가 최대 2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책임은 “애플이 스마트폰에 전량 OLED를 탑재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규모가 크게 늘었다”며 “아이패드 연간 총생산량인 5000만~6000만대가 전부 OLED로 전환하게 되면 시장 규모는 2조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태블릿용 OLED를 제외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약진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인 정보혁신재단(ITIF)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글로벌 OLED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화웨이와 아너, 샤오미 등이 자국산 OLED를 대거 탑재하며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가격 경쟁이 불가능한 수준의 저가 공세를 펼치며 고객사를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기업은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OLED 패널과 비교할 때 3분의 1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자국 기업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책임은 “스마트폰 시장을 기준으로 볼 때 연간 13억대 중 5억~6억대가 중국 기업들이 판매하고 있다”며 “(자국 기업에 OLED를 공급하는)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과 달리, LG디스플레이가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북미 고객사로 제한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