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지난 21일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한 데 이어 KT와 SK텔레콤도 조만간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KT와 SK텔레콤은 실적이나 주가가 상승세이지만,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예고한 만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슬림화'에 나설 전망이다.

KT는 오는 28일 임원 인사·조직개편을 발표할 예정이다. KT는 AICT(AI+ICT) 기업 전환을 예고한 상황으로, 계약직 임원 등을 중심으로 20% 내외의 임원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5~6일쯤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올해 초부터 강도 높은 '리밸런싱(재구조화)'을 추진해왔던 SK그룹의 방침에 따라 최대 30% 이내의 임원 감축 등을 포함한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일러스트=챗GPT

◇ KT, 계약직 상무보 등 20% 내외 감축 가능성

27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일반 직원 승진 발표를 시작으로 28일 임원인사·조직개편 등을 차례로 단행할 계획이다. 김영섭 KT 사장 취임 후 두 번째로 맞이하는 인사지만, 지난해에는 소폭의 인사만 이뤄졌기에 올해가 사실상 본격적인 첫 조직개편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과거의 추세와 타 기업들의 전반적인 구조조정과 다르지 않게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감축 규모는 미확정"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KT가 타사와 달리 330여명의 계약직 임원(상무보)이 있는 만큼 전체 임원에서 약 20%의 감축을 예상하고 있다. 앞서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사업에서 협력하면서 AICT(AI+ICT) 기업 전환을 예고했다. 이에 네트워크 부문을 중심으로 자회사를 설립하고, 희망 퇴직을 받으며 약 23% 수준의 인원을 감축하기도 했다.

KT는 지난해 8월 김 사장 취임 이후 인력 감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KT의 직원 수는 1만9370명으로 지난해 6월 말 2만117명보다 3.7% 줄어든 수준이다.

김 대표는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 4일 사내 방송을 통해 "(조직개편은) 구조조정이 아닌 합리적인 구조의 혁신"이라면서 제1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회복하고 격차를 벌리려면 기업으로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사 역시 AI 역량을 갖추고 내재화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지만, 현재의 구조로선 혁신이 어렵다"면서 "현장 인력의 70% 이상(9200여명)이 50대 이상인데 이 인력의 정년 도래 이후를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SK텔레콤, 그룹 리밸런싱 전략 따라 임원 25~30% 축소 예상

SK텔레콤은 SK그룹 인사 일정에 맞춰 12월 초 임원인사 발표가 유력하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219개였던 계열사를 연말까지 10% 이상 줄이며, 각사 별 임원 규모도 20% 이상 감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막판까지 인사 관련 내용이 바뀌고 있다"면서도 "그룹사 전체 기조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SK그룹 '리밸런싱' 전략에 따라 SK텔레콤도 임원 수를 25~30% 감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글로벌 AI 컴퍼니' 전환을 선언했고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기업과 AI 동맹을 발표한 바 있다. 그의 공식 임기가 2027년 3월까지인만큼 내년에도 조직의 글로벌 AI 컴퍼니 전환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효율적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퇴직 프로그램인 '넥스트 커리어의' 위로금 지급액을 기존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조직 슬림화를 진행 중이다. 근속연수가 25년 이상이고 만 50∼56세라면 총 4억원을 회사로부터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