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락(왼쪽) 한국영업본부장, 이재성 ES사업본부장./LG전자 제공

LG전자는 기존 조주완 대표이사(사장)를 비롯해 주요 사업본부 수장들을 대부분 유임시키며 경영 실적 호조 속에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사장, 부사장, 전무 등 임원 승진자 규모도 전년(총 49명)에 비해 소폭 감소하며 기존 리더십 체계를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LG전자는 21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2025년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 승진자는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 1명뿐이며, 부사장 승진자는 4명, 전무 8명, 상무 29명 등 총 42명으로 전년에 비해 승진자 규모가 줄었다. 김영락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가전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모델을 확대한 공로로 사장에 올랐다.

◇4개 사업본부 명칭 바꾸고 개편…'제품’보다 ‘솔루션’에 방점

LG전자는 내년부터 기존 4개 사업본부를 대대적으로 재편한다. LG전자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HE(Home Entertainment),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BS(Business Solutions)의 기존 4개 사업본부를 ▲HS(Home Appliance Solution) ▲MS(Media Entertainment Solution) ▲VS(Vehicle Solution) ▲ES(Eco Solution)사업본부로 각각의 역할과 명칭을 재편했다.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가사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Zero Labor Home, Makes Quality Time)’라는 지향점에 맞춰 HS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LG 씽큐의 기획, 개발, 운영을 담당하는 플랫폼사업센터를 본부 직속으로 두고 집 안을 넘어 고객 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AI홈 솔루션 사업을 주도해 나간다. 또 기존 BS사업본부 산하 로봇 사업을 이관받아 로봇청소기, 이동형 AI홈 허브 등 홈 영역 로봇 역량과 시너지를 낸다. 기존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사장이 그대로 HS사업본부장을 맡는다.

TV 사업을 담당해 온 HE사업본부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이라는 지향점에 맞춰 MS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한다. 기존 BS사업본부의 노트북, 모니터, 사이니지 사업을 이관 받아 TV 사업과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이 MS사업본부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이끌 예정이다.

VS사업본부는 차량용 부품 공급업체를 넘어 차량 전반에 걸친 혁신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역할을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 명칭을 차량용 부품 솔루션에서 Vehicle Solution(차량용 솔루션)사업본부로 변경한다. 사업본부장은 은석현 부사장이 이어서 맡는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되는 ES사업본부는 전사 B2B(기업간거래)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별도 사업본부 체제로 꾸린 조직이다. 신임 ES사업본부장은 에어솔루션사업부를 이끌던 이재성 부사장이 맡는다. LG전자는 수주 기반으로 운영되는 HVAC 사업의 본질과 시장 및 고객 특성을 고려해 생활가전 사업에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기존 BS사업본부 산하 전기차 충전 사업을 이관받아 매출액 1조원 이상 규모 유니콘 사업으로의 조기 전력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 고객 접점 포함 다양한 분야서 전문성 갖춘 인재 선발

LG전자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핵심 경영진을 유임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해 미래준비를 위한 혁신과 고(高)성과 조직으로의 변화를 주도하도록 했다. 또한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함께 고려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은 1991년 입사해 한국 시장에서 영업, 마케팅, 전략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고 베트남, 인도 법인장을 연이어 역임하며 다양한 시장에서 성과를 창출해 왔다. 2022년 말부터는 한국영업본부장을 맡아 수요 감소, 경쟁 심화 등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가전구독 사업모델과 같은 차별화된 영업활동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성장과 수익 개선을 이뤄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곽도영 리빙솔루션사업부장과 김병열 HS오퍼레이션그룹장, 이상용 VS연구소장, 조휘재 IP센터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와 함께 전사 디지털전환을 주도한 조성범 상무(DX전략담당)과 가전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을 총괄한 임효준 수석연구위원(스마트플랫폼 태스크리더) 등 8명이 전무로 승진했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글로벌 가전 수요 침체에도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B2B 사업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며 실적을 방어해 왔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올 1분기 1조3352억원, 2분기 1조1962억원, 3분기 7519억원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4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