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설비투자 추이. /SEMI 제공

올해 3분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계절적 요인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제조 산업의 주요 지표가 2년 만에 전부 성장세를 나타냈다. 소비자 제품, 자동차, 산업용 반도체 분야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AI를 중심으로 한 성장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와 반도체 전문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가 발간한 ‘반도체 제조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집적회로(IC) 매출은 올해 3분기에 지난 2분기보다 12% 늘었고, 4분기에는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SEMI는 “전반적으로 올해 IC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증가가 예상되며, 반도체 칩 가격의 개선과 데이터 센터 메모리 칩에 대한 수요 강화가 이러한 추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제품 판매는 올해 상반기에 감소세를 보이다가 3분기에 반등해 전 분기보다 8% 성장, 4분기에는 20% 증가가 예상된다. 반도체 설비투자 또한 상반기 감소세에서 3분기부터는 성장세로 돌아섰다.

메모리 IC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3분기 메모리 관련 설비투자는 전 분기 대비 34%, 전년 동기 대비 67% 급증했다. 4분기 총 설비투자액도 3분기보다 27%,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전체 설비투자액 중 메모리 관련 설비 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성장하며 높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또 반도체 장비 부문은 중국의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및 고급 패키징에 대한 투자로 인해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올해 3분기 웨이퍼 팹(공장) 장비 투자는 중국의 투자에 힘입어 2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테스트 및 패키징 분야의 올 3분기 매출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0%와 31% 늘었다. 파운드리·로직 반도체 생산능력도 올해 3분기 2% 증가했으며 메모리 생산능력은 0.6% 증가했다.

SEMI는 “4분기 메모리 생산능력도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생산 노드의 전환으로 성장세가 다소 억제됐지만, HBM의 강력한 수요가 이러한 (생산능력의 성장) 추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