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진 SK하이닉스 P&T(Package & Test)담당 부사장.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메모리 패키징 분야를 담당하는 최우진 부사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과 같은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성공 조건을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적기 시장 공급)으로 꼽았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후공정 담당 조직 P&T(Package & Test)를 이끄는 최 부사장은 19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AI 시대의 반도체 산업은 급속히 변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과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해 대응하는 것은 기본이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력을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 부사장은 2022년 시작된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불황기)에 대응하고자 ‘다운턴 태스크포스(TF)’에 합류했다. 이후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생산을 확대, 운영 방식 전환을 추진하고 공정 효율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부터는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는 기존 대비 배 이상의 추가 물량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최 부사장은 공정 간 생산을 연계해 조정, 추가 투자 없이 제품을 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시장에서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회사는 자평했다.

그는 2019년 HBM 3세대 제품인 HBM2E 패키지에 최초로 MR-MUF 기술을 도입해 열과 압력으로 인한 품질 문제를 개선했으며, 수율을 개선하고 생산량을 끌어올림으로써 시장의 판도를 바꾼 공신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후 MR-MUF 기술을 고도화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개발해 4세대 HBM3 12단과 5세대 HBM3E 개발 및 양산에 성공했다.

한편 최 부사장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 기술 혁신을 통해 HBM 경쟁력을 향상한 공로로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열린 ‘제48회 국가생산성대회’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