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공부하느라 게임을 몇 달간 못했는데 오늘 다양한 게임을 체험할 수 있어 좋아요”
부산 수영구 남일고에 재학 중인 김민찬(19)군은 한껏 들뜬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김군은 “수능 끝나고 제일 오고 싶었던 곳이 ‘지스타’”라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긴 하지만, 재밌다. 넥슨의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가장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G-STAR 2024)’는 게임을 좋아하는 어른뿐 아니라 청소년들로 북적였다. 특히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면서 학업에서 해방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대거 전시관을 찾았다. 지스타는 매년 수능 무렵에 개최되는 만큼 학생 방문객이 많다.
앳된 얼굴의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들뜬 얼굴로 전단지를 들여다봤다. 고등학교 2학년인 이태경(18)군은 같은 반 친구 5명과 함께 지스타 2024를 찾았다. 이군은 “코스프레와 유명 스트리머들의 무대가 궁금해서 찾았다”라며 “평소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을 즐기는데, 주말에는 5시간씩 한다”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단체로 지스타를 견학 온 사례도 있었다. 경남 마산중학교는 3학년 학생들이 이날 지스타로 견학을 왔다. 조시완(16)군은 “지스타는 처음인데 줄이 길어 체험하는 데 몇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다양한 볼거리를 구경할 수 있어 재미있는 경험”이라며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년 지스타를 찾았다는 윤지훈(18)군은 “넷마블의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가 해보고 싶어 왔는데, 줄이 길다고 해서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롤(LoL)과 호요버스의 ‘원신’을 즐겨한다”라며 “게임이 취미인 만큼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교복을 입고 온 중학생들도 보였다.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모(15)군과 이모(15)군은 제1전시관을 둘러보고 제2전시관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평소 모바일 리듬게임을 좋아한다는 두 사람은 이날 인기 게임 유튜버들을 보기 위해 전시관을 찾았다고 말했다.
직접 부스를 꾸린 고등학생들도 있었다. 안양공업고교 부스를 운영하러 나온 서윤서(19)양은 몰려오는 사람들을 안내하느라 분주했다. 고등학교 교실 모양으로 꾸며진 안양공고의 이색 부스는 졸업식 컨셉트의 사진을 찍으려는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서양은 “게임 쪽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에서 직접 부스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