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구형(레거시)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내 반도체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SMIC는 지난 3분기(7∼9월) 매출이 전년 대비 34% 증가한 21억7000만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최대치로, 매출이 20억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분기 순이익은 1억4880만달러(약 2000억원)로, 전년 대비 58.3% 증가했다.
SMIC는 지난 1분기 매출 기준 대만 UMC를 제치며 TSMC,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3위 파운드리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SMIC의 3분기 매출 증가는 중국 현지 가전제품용 칩 등 구형 반도체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3분기 SMIC 전체 매출 중 중국 비중은 86.4%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3분기(84%)보다 늘었다. 반면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의 비중은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은 “SMIC가 글로벌 고객사들에 납품하는 대신 중국 고객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 속에 화훙반도체와 넥스칩 등 다른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3분기 호실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마이클 맥콜 미국 하원 외무위원장은 미 상무부에 “SMIC가 미국 수출통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SMIC 시설을 조사하고 화웨이를 위해 불법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지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