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뉴스1

네이버가 올해 3분기 분기를 기준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도 11.1% 상승률을 보이며 창사 이래 최초로 연매출 10조원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한 검색, 커머스 사업을 중심으로 내년엔 ‘장점 키우기’에 더욱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의 모바일 버전은 당초 연내 출시하려 했으나, 내년으로 연기했다.

◆ 네이버 3분기 영업이익 5253억원…작년 동기 대비 38.2% 증가

8일 네이버는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 2조7156억원, 영업익 5253억원, 조정된 상각 전 영업익(에비타·EBITDA) 699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38.2%, 27.0% 증가했다. 각 사업 부문 중 주요 매출을 차지하는 부문은 서치(검색)플랫폼과 커머스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12% 상승한 9977억원, 7254억원으로 두 부문 매출 합산치는 네이버 3분기 전체 매출 중 63.5%를 차지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매출 상승 ‘효자’ 역할을 한 검색, 커머스 부문의 내년 사업 확장 계획을 일부 공개했다. 최 대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으로 검색을 강화하고 이용자 관심사에 맞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확대하며 플랫폼 고도화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면서 “플레이스, 지도, 부동산, 디지털 트윈 등 온오프라인 경험에 생성AI를 적용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3분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 1분기 최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포인트 상승한 19.3%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5301억 원으로 48.8% 증가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영업이익이 2년 전보다 60% 가까이 성장했다”면서 “네이버도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이익이 동반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서치플랫폼 9977억 원 ▲커머스 7254억 원 ▲핀테크 3851억 원 ▲콘텐츠 4628억 원 ▲클라우드 1446억 원이다. 서치플랫폼 매출은 숏폼, 피드 서비스를 통한 체류시간 및 신규 서비스 지면 확대 효과로 전년동기 대비 11.0% 증가한 9977억 원을 기록했다. 광고 상품 개선과 타깃팅 고도화도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서치플랫폼 매출은 10개 분기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회복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클립 출시 후 트래픽이 굉장히 빠르게 늘고 있다”며 “모바일 메인 일 평균 체류시 간은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1인당 하루 클립 재생 수도 연초보다 80% 늘었다”며 “앞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커머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2.0% 증가한 7254억 원을 기록했다. 브랜드와의 협업 및 멤버십 혜택 강화, 배송 품질 개선 등에 따른 거래액 상승과 브랜드 솔루션 패키지, 도착 보장 사용률 증가가 커머스 매출 성장세에 기여했다. 네이버는 이용자에게 초개인화된 쇼핑 경험과 개개인에 특화된 맞춤 혜택을 제공하며 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핀테크 매출은 38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3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외부 생태계가 지속 확장되며 전년동기 대비 22.1% 증가한 약 18조 6000억 원을 달성했다. 오프라인 결제액은 현장결제를 비롯한 주문 및 예약 결제액의 성장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이 밖에 콘텐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462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라인망가가 역대 최고 월간 활성화 이용자(MAU)와 유료이용자를 기록하며 유료 콘텐츠 매출을 견인했다. 클라우드 매출은 뉴로클라우드와 라인웍스 중심으로 성장해 전년동기 대비 17.0% 증가한 1446억 원을 기록했다.

◆ “단순 가격 비교를 넘어 초개인화된 쇼핑 플랫폼 만들겠다”

네이버는 앞으로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등 핵심 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쇼핑 추천 기능을 고도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한다.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AI 기반 맞춤형 쇼핑 추천 기능을 고도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베타(시범 운영)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네이버의 자체 개인화 상품 추천 기술 ‘에이아이템즈(AiTEMS)’의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초개인화 추천 경험을 제공한다.

최 대표는 “기존 AI 추천 서비스는 선호할 만한 상품에 중점을 뒀지만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혜택과 프로모션 데이터, 쇼핑 관련 콘텐츠, 인기 트렌드 정보까지 추천 범위를 넓혔다”면서 “소비자에게는 AI로 개인에 특화된 새로운 차원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의도를 동반한 쇼핑 검색 뿐만 아니라 쉽게 상품을 발견할 수 있는 AI 구매 가이드 등으로 직관적이고 이용자 친화적인 커머스 플랫폼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판매자에게는 네이버만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브랜드로 가격 관리 등을 지원해 관계형 커머스 플랫폼으로 탈바꿈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멤버십 혜택과 ‘도착 보장’ 등 물류 서비스도 강화한다. 최 대표는 “멤버십 혜택과 도착보장, 무료 배송 및 반품 등의 노력 외에도 다양한 투자 및 협력으로 공격적인 물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시장에 얘기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이라며 “쇼핑 경험과 접근성 향상을 위해 개인화된 경험이나 셀러(판매자)와 고객을 직접 연결시키는 경험 등을 제공해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모바일 앱에 AI 검색 결과 요약 기능 출시…'큐:’, 음성 검색도 고도화

네이버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의 모바일 버전을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공개 시기를 종전에 예고한 연내에서 2025년으로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의도와 맥락을 더 잘 이해하고 검색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쉽게 요약하는 AI 브리핑 기능을 내년 모바일 통합 검색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생성형 AI 검색은 그동안 답변 속도 및 품질 향상에 주력했고 이미지, 음성까지 검색할 수 있는 멀티 모달 기능의 사내 테스트를 완료하는 등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브리핑은 구글이 제공하고 있는 ‘AI 오버뷰’와 같은 형태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능은 구글 사용자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검색 결과에 나오는 정보를 요약한 내용을 검색 결과 최상단에 제공한다. 현재 한국을 제외한 100여개국에 도입했다. 구글은 검색 시장과 광고 매출 증대를 위해 이달 초 미국을 우선으로 모바일 버전에 AI 오버뷰 광고를 시작했다. 정보 요약 밑에 ‘스폰서’란에 광고 상품이 표시되는 방식이다. 네이버도 AI 브리핑 기능 이용이 활발해질 경우 해당 기능과 접목한 광고를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8월 공개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 성능은 더욱 고도화한다. 최 대표는 “그동안 답변 속도 및 품질 향상에 주력했다. 이미지, 음성까지 검색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 사내 테스트를 완료하는 등 계속 진화 중”이라며 “내년에는 AI 브리핑 결과와 같이 검색 목적에 맞는 액션으로 이어지는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