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307950)가 올 3분기에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스템통합(SI)과 IT아웃소싱(ITO), 차량 소프트웨어(SW) 등 전 사업 부문이 성장한 것이다. 현대오토에버의 높은 내부 거래 비중은 한계이자 성장 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SK C&C를 제치고 IT서비스업계에서 ‘빅3′로 발돋움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1~3분기 매출 2조5540억원, 영업이익 1518억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 18.1% 성장했다. 3분기만 보면 매출 9046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1%, 16% 증가했다.
3분기 매출을 사업 부문별로 보면 SI 부문 매출이 3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현대자동차 차세대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구축 및 모셔널 클라우드 공급 프로젝트 실적이 매출을 견인했다. ITO 부문 매출은 3778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그룹사 IT 운영 관련 매출이 증가하고, 국내·외 CCS(Connected Car Service) 운영 확대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차량 SW 부문 매출은 195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국내·외 해외 내비게이션 옵션 선택률 증가와 함께 ‘모빌진 클래식’ 등 제어기 전장 SW가 확대 적용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IT서비스 업계에서는 삼성SDS, LG CNS, SK C&C가 ‘빅3′로 불렸다. 하지만 현대오토에버가 치고 올라오면서 SK C&C의 위치를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매출에서 SK C&C를 앞서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오토에버의 매출은 7313억원, SK C&C의 매출은 5985억원이었으며, 2분기에는 각각 9181억원, 6302억원이었다. 올 상반기에만 현대오토에버의 매출이 SK C&C보다 4200억원 이상 높게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SK C&C는 지주사에 흡수합병되면서 운신의 폭이 줄어든 반면,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자동차그룹을 발판 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IT서비스업계 3위는 이제 현대오토에버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프로젝트 증가로 현대오토에버의 매출 성장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하반기 조지아 전기차 공장을 시작으로 현대차 울산 전기차 공장, 기아 광명 전기차 공장 등 현대차그룹의 스마트팩토리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인도 등 신흥국 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침투율이 높아질수록 현대오토에버의 차량 SW 매출 성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의 내부거래 비중이 90%에 달하는 점은 성장 동력이자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현대오토에버는 디지털전환(DX), 로봇 등 신사업 확장과 글로벌 공략을 통해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3월 김윤구 신임 대표 취임 후 회사의 체질 개선을 위해 외부 인재 영입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3월 쏘카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류석문 상무를 시작으로 4월에는 삼성전자 출신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가 김선우 상무를 신설 ERP센터장으로 영입했다. 7월에는 네이버클라우드 출신 최원혁 상무와 쏘카 출신 지두현 상무를 각각 보안총괄임원(CISO)과 소프트웨어(SW)개발센터장으로 임명하고 8월에도 A.T.커니 출신 박상수 상무와 포스코DX 출신 장연세 상무를 영입해 각각 혁신전략컨버전스사업부장, SDx센터장으로 앉혔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건비 상승 때문에 현대오토에버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지연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 측면에서는 고급 인재 확보를 통해 근본적으로 SW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