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미국 애리조나 팹(반도체 공장)의 수율이 대만 내 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MC 미국 법인의 릭 캐시디 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웨비나(웹 세미나)에서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TSMC 팹에서 제조된 반도체 중 사용 가능한 제품 비율이 대만의 유사한 팹 수율보다 약 4% 포인트(P) 높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도 지난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첫번째 팹은 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 기술로 올 4월에 엔지니어링 웨이퍼 생산에 들어갔으며,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고 수율도 매우 좋다”면서 “이는 TSMC와 고객사에 중요한 운영 이정표로, TSMC의 강력한 제조 역량과 실행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험 가동 중안 TSMC의 첫 애리조나 팹에서 이처럼 초기 생산 수율을 달성한 것을 두고 미국에서는 반도체 제조 부활 프로젝트의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정부가 지원하는 반도체법의 가장 큰 수혜 기업인 인텔은 실적 부진을 겪으며 팹 제조 프로젝트를 미루고 있어서다. 엔비디아와 애플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TSMC는 애리조나에 팹 3개를 짓는 데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1500억원)와 대출금 50억달러(약 6조9300억원), 세액 공제 25%를 받을 예정이다.
TSMC는 애리조나 팹 건설 초기 숙련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데다 근로자들의 안전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팹 가동 계획을 한 해씩 미뤘는데, 결국 현지 노동조합과 합의하며 점차 궤도를 찾아갔다. 웨이저자 CEO는 미국 팹 확장 계획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첫번째 팹의 양산은 2025년 초에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애리조나 팹에서 대만 내 팹과 동일한 수준의 제조 품질과 신뢰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