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마곡 사옥./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011070)이 전방 산업 수요 부진과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으로 올해 3분기(7~9월)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익을 냈다.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8.9% 하락한 13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577억원을 49.4% 하회하는 성적이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9.3% 증가한 5조6850억원을 기록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고객사 신모델 양산으로 고부가 카메라 모듈 공급이 확대되고 반도체 기판, 차량용 통신 모듈의 매출이 늘었으나, 원·달러 환율 하락, 전기차·디스플레이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광학사업의 공급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의 수출 비중은 95%에 달하는데, 3분기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LG이노텍은 “차량 카메라, 통신 모듈, 조명 등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인 차량용 부품의 매출이 매년 증가하고, 전장사업의 수주잔고 역시 12조원에 이르는 등 사업구조 고도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선행기술·제품 선제안 확대로 시장 선도 지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 전략적 생산지 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부문별 매출은 광학솔루션 사업이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4조83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애플이 아이폰16을 출시하면서 LG이노텍의 모바일용 고부가 카메라 모듈 양산이 본격화됐고, 차량용 카메라 모듈 공급도 늘어난 영향이다. LG이노텍의 총 매출에서 애플 공급 물량 비중은 80% 이상이다.

기판소재 사업 매출은 370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 늘었다. 고객사 신제품 출시로 RF-SiP(RF 시스템 인 패키지) 등 반도체 기판의 공급은 증가했으나, COF(칩 온 필름)와 같은 디스플레이용 제품군은 TV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약세를 보였다.

전장 부품 사업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판매 실적이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477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자율주행용 차량 통신 모듈의 매출은 늘어나고 있으며, 수주잔고는 올 3분기 기준 1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LG이노텍은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IT 기기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희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IT 완제품 수요가 약세를 이어가고, 아이폰16의 AI 기능 탑재가 지연되면서 4분기 추가 수요가 부진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 아이폰 AI 기능이 보완되면서 수요가 자극될 것으로 보이지만, 올 4분기 내에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LG이노텍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7% 감소한 6조98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12% 감소한 4200억원을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