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올 3분기 매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에 TI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했다.
TI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4% 줄어든 41억5000만달러(약 5조7300억원), 주당 이익은 1.47달러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 41억2000만달러, 주당 이익 1.37달러)를 상회하는 성적이다.
매출은 8개 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하락 폭은 최근 7개 분기 중 가장 적었다. 스마트폰과 PC 제조사들의 아날로그 칩 주문이 일부 회복되고 중국 전기차 시장이 성장한 영향이다.
TI는 세계 최대의 아날로그 반도체 제조업체 중 하나로, 다양한 전자기기에 쓰이는 칩을 제공해 경제 전망의 지표로 평가 받는다. TI의 매출 중 70% 이상이 산업 장비와 차량 제조사로부터 나온다.
TI는 4분기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로 매출 37억~40억달러(약 5조1100억~5조5200억원), 주당 이익 1.07~1.29달러를 제시했다. 시장 평균 예상치(매출 40억8000만달러, 주당 이익 1.35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전망으로, TI는 4분기에도 산업용 칩 수요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TI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세를 보였으나, 컨퍼런스콜을 거치며 약 3.8% 상승했다. 하비브 일랑 TI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에 대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모멘텀이 있으며, 우리의 콘텐츠가 그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자동차 시장에서는 일부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또한, 고객사들이 과잉 재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실적 반등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