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스1

삼성전자 사측과 사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17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본교섭을 재개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본교섭 재개는 지난 7월 31일 이후 78일 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경기 기흥캠퍼스 나노파크 교섭장에서 임단협 협상을 진행했다. 노사는 이날 협상을 시작으로 격주 월요일 임금 협상을, 매주 수요일 단체협약 협상을 할 예정이다.

임금 인상률을 비롯해 고과 평가 방식 등 임금 제도, 직원 건강 관련 프로그램, 사내 복지, 노조 활동에 대한 규정 등 각종 쟁점을 두고 노사간 공방에 예상된다.

또 방사선 안전 관리 부실로 지난 5월 기흥사업장에서 노동자 2명이 방사선에 피폭되는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한 재발 방지책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협상은 일단 앞서 체결하지 못한 2023∼2024년 임단협을 우선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노사는 지난 7월 31일 교섭에서 견해차를 크게 좁혔으나, 교섭 막판에 제시된 복지 안건에 대해 절충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당시 전삼노는 임직원 자사 제품 구매 사이트인 삼성 패밀리넷의 200만 포인트를 요구했지만,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23∼2024년 임단협을 타결된다고 해도 2025년 임단협 협상이 예정돼 있어 교섭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본교섭은 이번 삼성전자가 예상 밖 실적 부진,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점과 맞물려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주력인 범용 D램 부진과 스마트폰, PC 등의 재고 조정 등으로 이미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