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실적 추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올 3분기에 1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 수혜를 독점하며 상향 조정된 전망치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와는 대비되는 성적표다.

17일 TSMC는 지난 9월 말부로 마감된 3분기 영업이익이 101억1000만달러(13조823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역시 235억달러(32조1362억원)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6% 증가했다. 이는 22명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순이익 전망치를 5% 이상 상회하는 수치라고 로이터 등 외신은 전했다.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TSMC의 파운드리 사업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 TSMC의 매출 총이익률은 57.8%, 영업이익률은 47.5%, 순이익률은 42.8%에 달한다. 이는 현재 최선단 공장인 3나노 시장에서의 독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리팡궈 캐피털 매니지먼트 회장은 “애플, 엔비디아, 퀄컴, 미디어택 등 TSMC의 주요 고객사 대부분이 TSMC의 첨단 공정 기술에 크게 의존하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TSMC의 3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TSMC의 전체 웨이퍼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올해 대량 양산이 시작된 3나노 2세대 웨이퍼 매출이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지난 8월 TSMC는 3나노, 5나노 파운드리 생산가격을 8% 인상한 바 있다. 5나노 웨이퍼 매출은 전체의 32%에 달한다. 반면 7나노의 경우 17%로 비중이 감소했다. 3나노, 5나노 등 현재 업계에서 최첨단 공정으로 간주되는 분야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내년 양산을 시작하는 2나노 공정의 경우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인상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TSMC의 사업 수익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TSMC의 2나노 공정 웨이퍼 장당 가격은 3만달러(약 41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3나노 공정(약 1만8000달러)의 1.7배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TSMC의 가격 인상 정책을 애플, 퀄컴,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들이 수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3나노 2세대 공정 역시 이전에 비해 생산 가격이 대폭 상승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팹리스들은 TSMC에 주력 칩 생산을 맡긴 바 있다.

힌편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주 체제와 매출 극대화를 위해 글로벌 공장 설비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3개 공장에 65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에 더해 지난 8월 유럽 첫 거점인 독일 드레스덴에 109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착공한 상황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럽에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