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035720)의 올 3분기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3분기에도 최대 실적을 예고한 네이버는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3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카카오는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사법 리스크로 단기적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 네이버, AI·커머스 힘입어 3분기 최대 실적 예상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 3분기 매출액은 2조6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7%, 영업이익은 4872억원으로 28.1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망대로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게 된다.
네이버의 실적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과 커머스 부문 성장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비용 통제 기조가 이어지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타깃 광고 도입으로 피드 광고 매출이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브랜드스토어 확장으로 커머스 부문에서 추가적인 수익성 확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네이버의 실적 흐름은 장기적인 글로벌 확장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랜 기간 두문불출하던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네이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GIO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사우디 정부와 아랍어 기반 초거대언어모델(LLM) 구축과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솔루션과 관련한 협력을 발표했다. 지난 6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AI 기술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해 이용자 경험이 개선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광고에서는 개인화된 콘텐츠 제공, 타깃팅 고도화로 전환율이 높아져 검색광고, 디스플레이광고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 콘텐츠 부진·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 하락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 3분기 매출액은 2조5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8% 줄고, 영업이익은 1371억원으로 2.26% 감소할 전망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부문의 역성장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게임 매출 하향과 웹툰 성장 둔화가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픽코마 관련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 회복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카카오는 김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어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아직 제대로 된 생성형 AI 시대의 비전과 서비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AI를 주제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 생성형 AI 비전과 성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10월에 공개할 AI 사업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와 AI 서비스 등으로 우려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