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가민이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급성장하면서 애플과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가민의 성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러닝(달리기) 등 야외 피트니스를 즐기는 소비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2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은 49%의 점유율로 1위, 삼성전자는 15%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2022년만 해도 점유율이 5%대 수준이었던 가민은 올 2분기 11%로 3위를 차지하면서 화웨이를 제쳤다.

잭 리텀 카날리스 연구원은 “최근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으나, 올 2분기에는 전년 대비 0.1%라는 미미한 성장에 그쳤다”면서 “(이 같은 시장 흐름의) 예외는 가민인데 강력한 소비자 수요로 이번 분기 출하량이 1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1989년에 설립한 가민은 미 육군 등 군사용 GPS(위성항법시스템) 장비를 개발해온 기업이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2000년대부터 피트니스 및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한 스포츠용 웨어러블 제품들을 출시했다. 애플이 스마트워치 시장을 열면서 가민도 2010년대 중반 이후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한국 시장에선 지난 2017년 가민코리아를 설립하고 현재 19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가민의 최근 성장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소비자들의 운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민 스마트워치 제품은 ▲다양한 피트니스 기능 ▲높은 GPS 정확도 ▲뛰어난 배터리 성능으로 입소문을 탔다. 대다수 제품들이 한번 충전으로 10일 이상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가민은 2023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이 52억3000만달러(약 7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2분기 매출도 15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07% 성장했다. 지난 2011년 나스닥에 상장한 가민의 주가는 지난 1년간 74.70% 상승, 지난달 30일 기준 183.29달러로 장중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동안 스마트워치 시장을 이끌어 온 애플과 삼성전자는 가민의 성장에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스마트워치 제품의 피트니스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한 전용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애플은 아웃도어 및 익스트림 스포츠 사용자들을 겨냥한 ‘애플워치 울트라’를 지난 2022년 처음 출시한 이후 매년 아이폰과 함께 새로운 버전을 내놓고 있다. 오는 9일(현지시각)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6 시리즈와 함께 애플워치 울트라3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7월 갤럭시언팩을 통해 바다수영과 철인 3종 경기 측정까지 가능한 ‘갤럭시 워치 울트라’를 처음 선보였다.

신시아 첸 카날리스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가민에 대응하기 위해 고급 피트니스 기능을 탑재하는 등 제품 업그레이드에 나섰다”며 “이전 세대 제품에 비해 건강 추적 및 배터리 수명을 크게 개선해야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