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 전시장 입구./베를린=황민규 기자

다음 달 6일(현지시각)부터 10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4′가 올해 100주년을 맞아 신기술 경연의 장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 CES에 비해 ‘볼거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IFA는 변곡점을 맞은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가전부터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등 내년 시장 트렌드를 내다보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IFA와 업계 등에 따르면 IFA 2024에는 AI가 탑재된 가전제품, 노트북 신제품, 플라잉카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장을 수놓을 예정이다. IFA 2024에는 전 세계 23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CES가 상반기 업계 동향을 보여준다면 IFA는 하반기에 개최돼 전자·IT업계 하반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터줏대감 격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가전을 하나로 연결하는 ‘AI 홈’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접목해 한 단계 더 진화한 ‘삼성 푸드’ 서비스를 공개한다. ‘비전 AI’ 기술로 식재료를 자동으로 인식해 재료 관리뿐만 아니라 레시피 추천까지 제공한다. 이외에도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와 프리미엄 냉장고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기존 스마트홈에서 AI 기능을 강화한 ‘AI 홈’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최근 인수한 앳홈과 LG전자 가전 기술의 시너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설립된 앳홈은 가전과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호미’를 보유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이다. 가로 폭이 25인치인 AI 드럼세탁기 신제품과 로봇청소기, 보일러, TV 등 AI 가전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중국 아너는 이번 IFA에서 폴더블 ‘매직 V3′ 스마트폰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매직 V3는 두께가 9.2mm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제품이다.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프로세서로 구동되며, 66W 고속충전(50W 무선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용량은 5150mAh이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8개의 스피커와 555그램(g) 초경량 태블릿PC인 매직패드 2 태블릿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IFA의 키워드 중 하나인 AI PC도 격전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인텔과 퀄컴은 개막에 앞서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두 회사가 IFA에서 PC용 칩을 선보이는 건 이례적이다. 인텔은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2(코드명 루나레이크)가 탑재된 삼성전자, HP, 에이수스 등 주요 PC 업체들의 신제품을 함께 공개한다.

알레프 에어로노틱스가 공개한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운용 가상 이미지./알레프 제공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미국 항공 스타트업 알레프 에어로노틱스(Alef Aeronautics)는 2인승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 세계 각지에서 2850대 이상의 예약 주문을 받았고, 내년에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IFA 관계자는 “하늘을 나는 전기차의 상용화가 다가오고 있다”며 “조만간 자동차나 기차 등을 대신할 도시 이동 교통수단으로 이번 IFA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알레프뿐만 아니라 현재 eVTOL 개발에 뛰어든 기업만 전 세계적으로 수십 곳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IFA가 차세대 기술을 집중 조명하는 스타트업 플랫폼 ‘IFA 넥스트’의 공식 파트너 국가로 한국을 선정하면서 국내 스타트업들도 행사에 참여할 전망이다. 한국은 IFA 넥스트에서 한국관을 자체 운영하며 AI를 비롯한 디지털 헬스, IoT, 지속가능성, 가전 등에서 잠재력이 높은 20개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