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 KT위즈 경기. 네이버웹툰의 인기작 ‘마루는 강쥐’의 주인공 마루가 시구자로 등장했다. LG트윈스 유니폼과 모자까지 챙겨 쓴 마루 캐릭터 인형이 종종거리며 뛰어나오자 관객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마루 인형은 이날 경기 도중 응원석에 올라가 치어리딩을 하기도 했다. 시구는 연고 지역 출신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가 하는 경우가 많은데, 웹툰 캐릭터가 시구자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네이버웹툰은 외야 캐치볼 연습장에 마루는 강쥐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마루는 강쥐 IP를 활용한 유니폼, 모자, 기념구, 아크릴 키링 등을 판매했다. 팝업 스토어에 들어가기 위해 번호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이어서 있었는데, 현장에서 만난 박모씨(22세)는 “팝업스토어 오픈이 오후 4시부터였는데 오후 3시에 미리 줄을 서서 지금까지 3시간 정도 기다렸다”고 말했다.
팝업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은 인터파크 LG트윈스 온·오프라인 팀 스토어와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에서도 동시에 판매된다. 현장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오는 29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데 크림에서는 유니폼, 키링 등이 오전 중에 완판됐다”고 전했다.
앞서 네이버웹툰은 이달 초 마루는 강쥐 캐릭터를 활용하기 위해 LG트윈스와 협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프로야구단과 유명 IP가 협업해 온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으나 웹툰 캐릭터가 프로야구단과 협업한 것은 처음이다. 올해 프로야구 흥행 견인의 주요 세대는 20~30대, 특히 20대 여성으로 파악되고 있다. 20대 여성 팬은 웹툰 굿즈에도 활발하게 지갑을 여는 소비층이어서 LG트윈스와 네이버웹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마루는 강쥐는 네이버웹툰의 인기 IP다. 10~20대 사이에서 웹툰은 모르더라도 캐릭터는 다 알 정도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마루는 강쥐 팝업스토어를 세 차례 열었는데, 각 행사장(스타필드 코엑스몰, 더현대서울,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마다 최대 매출과 최대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지난 13일에는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출시 하루 만에 전체 인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Z세대 공략을 위해 웹툰과의 협업이 확대되고 있는데, 스포츠 분야에서도 웹툰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1월 KBL(한국농구연맹)과도 협업을 진행해 인기 웹툰 ‘가비지타임’ 콜라보 봉제 인형을 출시했다. 가비지타임은 작년에만 연간 IP 사업 매출이 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진행한 팝업스토어는 종료일 기준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역대 팝업스토어 중 일 매출, 누적 매출 모두 1위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비지타임은 엄청난 팬덤을 보유하고 있어 웹툰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한국 프로농구까지 확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