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인 토종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원스토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디지털시장법(DMA)을 통해 애플의 독점적 지위를 흔들면서, 원스토어는 애플의 틈새를 공략할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그동안 국내 앱 마켓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의 강력한 지배력에 맞서며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해 있었다.
원스토어는 SK스퀘어의 자회사로, 2016년에 설립된 한국의 대표적인 앱 마켓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스퀘어는 원스토어 지분의 46.44%를 보유하고 있으며, 네이버(24.42%), 재무적 투자자(17.27%), KT(2.88%), 크래프톤(2.21%), 마이크로소프트(1.24%), LG유플러스(0.69%), 도이치텔레콤(0.61%) 등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그러나 국내 앱 마켓 생태계에서 원스토어는 구글과 애플의 압도적인 지배력에 밀려 존재감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2023년에는 약 1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22년 -249억원, 2021년 -58억원에 이은 손실이다. 원스토어로서는 국내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수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원스토어는 EU의 DMA 시행이 가져온 변화를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다. 올해 3월 시행된 이 법안은 애플과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자사 생태계 내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iOS 기기에서 서드파티 앱 마켓의 진입을 허용해야 하며, 이는 원스토어와 같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진입의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
애플은 EU에서 거액의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최근 자사의 앱스토어 규정을 추가로 변경하며, 서드파티 앱 마켓의 진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했다. 서드파티 앱 마켓 허용은 iOS 사용자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애플 앱스토어 외 다른 마켓에서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원스토어는 이에 발맞춰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8월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설립했으며, 국내에서 5~10%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한 전략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현재 iOS용 앱 마켓을 개발 중이며, 애플의 규정 변경으로 인해 경쟁 환경이 다소 완화되는 것은 원스토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선 iOS용 앱 마켓은 유럽에서만 적용될 예정이며, 출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원스토어의 글로벌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은 한국에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쟁사들의 진입을 견제해왔으며, 이러한 견제가 해외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