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아이폰 조립 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AP연합뉴스

“아이폰 생산 인력 구합니다. 보너스 7500위안(약 143만원).”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6 출시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분주한 모습입니다. 애플을 최대 고객으로 두고 있는 폭스콘은 지난 2주 간 중국 정저우 공장에 신규 근로자를 5만명 이상 확충하고 아이폰16 조립에 전력을 쏟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 언론은 최근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고용 수요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전했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일손이 부족해 공장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계속 오르고 있으며, 3개월 간 일하면 최대 보너스 8000위안(약 153만원)을 준다는 조건까지 붙었다고 합니다.

아이폰16 수요가 강력할 것으로 예상되자 아이폰 제조 공급망에 있는 기업들도 활기를 얻고 있습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6 시리즈의 초기 물량은 전년보다 10% 증가한 9000만~9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는 9월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능이 도입된 차세대 운영체제(OS)를 내놔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줄을 이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애플의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올 10월부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기기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아이폰16 수요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분석입니다.

온디바이스(기기탑재) AI 기능 덕분에 아이폰 수요가 향후 2년 간 슈퍼사이클을 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올해 아이폰 출하량은 2억4100억대로 추정돼 과거 최대 출하량(2021년 2억3700만대)을 뛰어넘을 것으로 KB증권은 내다봤습니다. AI 기능이 강화되는 아이폰17이 출시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포함하면 두해 동안 아이폰은 총 5억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에 폭스콘을 비롯해 아이폰 구동 칩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 TSMC,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최대 공급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 등이 모두 톡톡한 수혜를 입을 전망입니다.

이달 본격적으로 아이폰16 부품 생산에 돌입한 국내 주요 애플 협력사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치는 연일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 부품 비중이 84%에 달하는 LG이노텍의 올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3개월 전 7492억원에서 지난 9일 기준 7898억원으로 증가세입니다. 일각에선 LG이노텍의 올 하반기 영업이익이 82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기대도 나옵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와 내년 LG이노텍은 아이폰 2억8800만대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해 점유율 58%로 1위를 기록할 것”이라며 사상 최대 실적을 전망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올 하반기 아이폰용 OLED 패널 주문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예년과 달리 애플로부터 신제품 패널 양산을 일찌감치 승인받아 올해 납품 물량이 전년보다 50% 넘게 늘어난 4400만대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 4분기 아이폰 패널 공급 확대에 힘입어 3년 반 만에 최대 분기 실적을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예년 수준인 8000만대 이상을 납품할 예정으로, 아이폰 상위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 납품 비중이 높아 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