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반도체 허브’로 도약을 추진하는 말레이시아에서 독일 반도체기업 인피니언이 총 7억유로(약 1조400억원)를 투자하는 반도체공장이 문을 열었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전날 말레이시아 북부 케다주 쿨림에서 현지 공장 1단계 준공식을 가졌다. 2억유로(약 2970억원)를 들여 1단계로 문을 연 이 공장은 올해 가을부터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를 주로 생산하게 된다. 앞으로 5억유로(약 7440억원)를 추가 투자해 2단계 확장 공사를 할 계획이다.
요첸 하네베크 인피니언 최고경영자(CEO)는 준공식에서 쿨림 공장이 당초 일정보다 앞서 완공됐으며 2단계 공사가 끝나면 세계 최대 SiC 전력반도체 생산 공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 반도체는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전기차, 풍력발전, 그 외 산업현장에 쓰인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잇따라 유치하면서 반도체 패키징 등 반도체 후공정 산업의 주요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은 2021년 말레이시아에 70억달러(약 9조5300억원) 이상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공장 건설을 시작했고, 올해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세계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비교적 저임금이면서 숙련된 노동력을 갖추고 핵심 수요처인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점을 활용해 반도체 산업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투자진흥청(MIDA)의 지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세계 반도체 패키징, 조립 및 테스트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약 13%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