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매장 모습./뉴스1

통신 3사에 비해 알뜰폰의 경제성을 가장 크게 인식하는 세대는 20대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 연구팀은 ‘소비자학연구’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비자의 알뜰폰에 대한 인식과 알뜰폰으로 전환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조사하기 위해,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를 이용 중인 소비자 1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알뜰폰 확대가 이루어지는 점에 주목해, 연령대별 전환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20대는 다른 세대보다 경제성 요인을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 요인은 ‘알뜰폰 요금이 기존 통신사보다 저렴할 것 같다’, ‘알뜰폰 요금이 경제적일 것 같다’ 등의 문항에 대한 동의 정도로 측정됐다.

20대의 경제성 인식 점수는 4.1점으로, 50대(3.99점), 30대(3.98점), 40대(3.95점), 60대 이상(3.88점)에 비해 높았다.

세대 전체 평균은 3.98점으로, 알뜰폰이 기존 통신사와 품질이 비슷하다는 인식(3.46점)이나 주변인의 호의적 반응에 대한 인식(3.43점)보다 높게 나타나, 소비자가 알뜰폰의 경제성을 가장 큰 특성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20대가 알뜰폰으로 전환을 고려하게 만드는 요인은 기존 통신사와 비슷한 품질, 기존 통신사에 대한 불만족, 사회적 영향으로 분석됐다.

기존 통신사에 대한 불만족은 통신 3사에서 적절한 요금제를 찾기 어렵고 요금 대비 품질이 아쉽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회적 영향력은 가족이나 친구가 알뜰폰에 대해 호의적이거나 알뜰폰 사용을 권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20대가 알뜰폰의 경제성을 크게 인식하는 것과 달리, 경제성은 전환을 결심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미 20대가 알뜰폰의 경제적 혜택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다른 요인이 전환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석했다.

최근 알뜰폰 업계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저렴한 가격 외에도 중고거래 사이트나 카페와 결합한 이색 요금제를 내놓으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가 성장하면서 지원금이 줄고 알뜰폰 요금제의 가격 혜택이 사라지는 점도 경제성이 더 이상 전환 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조만간 시행될 도매대가 사후 규제, 영세 알뜰폰 사업자 전파 사용료 감면 혜택 축소 등의 제도적 변화가 알뜰폰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연구 결과는 소비자들이 기존 통신사에 대한 불만족으로 인해 알뜰폰으로 전환을 고려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여전히 기존 통신 3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 알뜰폰에 대한 지원 축소는 중소 사업자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