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VX

총수가 구속된 카카오가 비상경영 체제 구축을 선언하자마자 계열사 매각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적자 전환한 골프장 예약 플랫폼 ‘카카오VX’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소속 직원들의 고용 불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카카오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지만, 노조 측은 매각 반대 피켓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등 내부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카카오는 최근 계열사를 둘러싼 매각 이슈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며 주요 계열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벤처캐피털 뮤렉스파트너스가 카카오VX를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카카오VX는 스크린 골프를 주력사업으로, 골프용품 판매, 골프 예약 플랫폼, 골프 팬 커뮤니티 플랫폼, 골프장 위탁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VX는 흑자를 냈던 지난 2021년 약 5000억원의 기업가치로 외부 자금을 유치했던 전력이 있다.

하지만 카카오VX는 손익 부침이 큰 상황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영업손실 29억원을 기록했다가 2020년(2억원), 2021년(77억원), 2022년 (163억원)으로 흑자 구조를 유지했다. 작년 다시 적자전환해 영업손실 77억원을 기록했다.

그래픽=손민균

적자 기업을 팔면 매각대금으로 또 다른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 측이 이를 강력 부인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카카오 윗선에서 현재 언급되고 있는 인수 주체와의 계약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눈치”라면서 “관련 매각은 소문처럼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카카오는 현재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수사를 받으며 부재인 만큼, 정신아 대표가 한시적으로 역할을 대행해 수행하고 있다. CA협의체 내 경영쇄신위원회가 그룹사 혁신을 주도하고 전략위원회는 주요 현안 및 투자 등을 검토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카카오 공동체에 대한 진두지휘를 정 대표가 하게 된다. ‘쇄신’과 ‘인공지능(AI) 먹거리 발굴’이라는 특명을 받은 정 대표의 우선순위에서 내부 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자회사 매각 이슈는 관심 사안에서 밀렸다는 설명이다.

한편, 카카오 노조 측은 고용 불안 이슈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카카오VX의 사모펀드 매각 등 계열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반대한다”면서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조정을 반대하기 위해 다음 주부터 반대 행동을 확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 노조는 다음 주부터 카카오VX 앞에서 진행하던 매각 반대 피켓 시위를 모기업인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가 있는 판교역 일대에서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