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가 엔비디아의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처음 통과했으나, 5세대인 HBM3E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통과한 삼성의 HBM3는 당분간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GPU(그래픽처리장치) H20에만 사용될 것”이라며 “4세대 칩이 엔비디아의 다른 AI 프로세서에 사용될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H20은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 H100과 비교할 때 컴퓨팅 성능이 5분의 1 수준인 제품으로, 지난 1분기부터 중국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를 이르면 8월부터 엔비디아에 납품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5세대인 HBM3E는 아직 엔비디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테스트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HBM3와 HBM3E에 대한 엔비디아 테스트를 받아왔다. 엔비디아 GPU와 짝을 이루는 HBM은 현재 4세대 HBM인 HBM3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HBM3E 8단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했고, 12단 제품 역시 9월을 목표로 엔비디아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소식통은 “HBM3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공급업체를 다변화하려는 의지가 크다”며 “SK하이닉스는 HBM3E 생산을 늘리고 HBM3 생산을 줄일 계획이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HBM3 공급 확대 필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HBM3E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며,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