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임시 그룹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뉴스1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18일 카카오 내부 회의에서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관여 혐의를 부인하며, 한국 대표 테크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자고 강조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회사는 CA협의체 소속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모인 가운데 그룹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 그룹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 주요 계열사 CEO 및 CA협의체 산하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의회에서 김 위원장은 SM엔터 인수와 관련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참석자들에게 그룹의 핵심 과제를 흔들림 없이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그룹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경영 쇄신과 AI(인공지능) 기반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을 맞아 안타깝다”며 “진행 중인 사안이라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현재 받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어려운 상황이나 이런 때일수록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과 한국 대표 테크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자”며 “사회 각 주체와의 동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나부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협의회는 SM엔터 인수와 관련한 김 위원장의 사법 리스크가 개인 차원을 넘어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현황 파악 및 대책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그룹 CEO들의 발의로 이뤄졌다. 정신아 대표는 이에 대해 “엄중한 현실 인식 하에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 갈 것”이라며 “임직원들도 흔들림 없이 본업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비상경영을 선언한 이래 직접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아 그룹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지난해 12월 당시 카카오벤처스 대표인 정 대표를 카카오 대표로 내정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 대표를 새로 선임했다. 같은 달에는 그룹의 준법 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외부 통제 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후 준신위의 권고 하에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 회복 등 세 가지 의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도출해 실행하고 있다.

올 2월에는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독립 기구인 CA협의체를 확대 개편해 그룹의 구심력을 강화했다. CA협의체가 상정한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선택과 집중’이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는 124개로 1년 전 공정위원회 발표 당시(147개)보다 23개 줄었다. 아울러 카카오브레인의 테크 역량과 카카오의 서비스 강점을 결합해 연내 새로운 AI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전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