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올 2분기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네덜란드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다.
ASML은 지난 2분기 매출 62억4300만유로(약 9조4000억원)와 순이익 15억7800만유로(약 2조3700억원)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9%, 순이익은 약 19% 감소했다. 매출총이익률은 51.5%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P) 증가했다. 매출은 앞서 ASML이 제시한 전망치 상단에 속했고, 매출총이익률은 전망치를 웃돌았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증권가 평균 전망치(매출 60억4000만유로, 순이익 14억1000만유로)보다 나은 성적을 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강력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산업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전반적인 반도체 재고 수준은 계속 개선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도 반도체 업황 회복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당 2000억원을 호가하는 EUV 장비 수요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ASML의 신규 장비 주문 예약은 지난 1분기 36억유로(약 5조4200억원)에서 2분기 56억유로(약 8조4300억원)로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측치인 약 50억유로를 웃도는 수치다. 56억유로 규모의 예약 중 절반이 AI와 스마트폰칩 제조에 필요한 최신 EUV 장비에 해당한다고 ASML은 전했다. ASML의 최대 고객인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를 비롯해 인텔, 삼성전자 모두 신규 팹(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ASML 장비 수요가 높다. ASML은 올 3분기엔 매출 67억~73억유로, 매출총이익률 50~5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체 매출은 275억6000만유로(약 41조5000억원)로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