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프로 출시 국가를 확대하고 있지만, 비싼 가격과 콘텐츠 부족 등이 사용층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이하 현지시각) 미 CNBC방송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호주·캐나다·프랑스·독일·영국 등에서 비전프로 제품을 출시한다.
이는 지난 2월 미국에서 비전프로를 출시하고 지난달 말 중국(홍콩 포함)·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3개국에서 판매를 개시한 데 이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브라이언 마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이 주류와 떨어진 비교적 새로운 제품군이자 IT업계 선두기업인 애플이 내놓은 제품인 만큼 비전프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초기의 관심을 이어가고 이를 지속적인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애플의 도전 과제라고 봤다.
신제품 비전프로의 가격이 3499달러(약 482만원·미국시장 기준)로 메타(페이스북 모회사)의 퀘스트3 등 경쟁 상품 대비 고가인 데다, 비전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도 아직 완비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이폰·아이패드와 비교했을 때 출시 초반에 비전프로용 콘텐츠가 부족하다면서, ‘킬러 앱’ 등 콘텐츠 부족 때문에 소비자들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비전프로에 선뜻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출시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비전프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이 2000개 이상이라고 애플이 최근 밝힌 바 있다.
반면 아이패드는 출시 몇개월 뒤인 2010년 중반에 2만여개의 앱이 있었고, 아이폰용 앱은 앱스토어 출시 해인 2008년 말 기준 1만개가량 됐다.
IDC는 지난 2월 비전프로 출시 이후 1분기 인도량이 10만대 미만(9만1천여대)으로, 메타의 퀘스트 헤드셋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3분기 미국 내 판매량은 76%가량 급락하지만 출시 국가 확대를 통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는 ‘틈새 상품’에 머물 것으로 봤다.
IDC는 내년쯤 현재의 반값 수준 제품이 나와야 고객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 내년 4분기 전 세계 판매량 전망치로 34만여대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