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10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날 전삼노는 “1차 파업 기간 동안 사측이 어떤 대화도 시도하지 않아 곧바로 무기한 총파업을 이어간다”고 발표했다. 당초 전삼노는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1차 파업을 진행한 뒤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수정해 이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3만1000여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24.8% 수준이다.

전삼노에 따르면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6540명이다. 이중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이 5211명, 반도체 주요 라인이 있는 기흥, 화성, 평택사업장 참여자는 4477명이다. 전삼노는 이번 총파업 목적을 ‘생산 차질’이라고 강조하며 “반도체 공장 자동화와 상관없이 설비, 점검 등 관련 인원이 없으면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정상적으로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파업으로 인한 결원에 대해서는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라며 “노조와의 대화 재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요구안으로 ▲노동조합 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기본 인상률 3.5%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내걸었다. 삼성전자 노사협의회 결정에 따른 성과 인상률 2.1%를 더하면 노조가 요구한 평균 임금 인상률은 5.6%가 된다. 이와 별개로 앞서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기본 인상률 3.0%+성과 인상률 2.1%)로 정했다.

파업이 길어지는 분위기이지만, 협상 타결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전삼노가 지난해 8월 확보한 대표교섭노조 지위가 오는 8월이면 끝나기 때문에 파업권이 사라지기 전 협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8월까지 협상이 끝나지 않으면 노동조합법에 따라 어느 노조든지 교섭을 요구할 수 있어 5개 노조의 각자 교섭으로 나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