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2년 엑스(X, 옛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취득한 지분을 늑장 공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 파리 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각)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클라호마 소방관 연금 및 퇴직시스템’ 측은 최근 머스크 CEO 등을 상대로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사기 혐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원고 측은 머스크 CEO가 엑스 지분 9% 이상을 확보하고 이사회 참여 제안을 받은 뒤에야 지분 보유 사실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상장기업 지분 보유율이 5%를 넘기면 이를 공시해야 한다.

머스크 CEO는 2022년 4월 공시 의무 기한을 11일 넘긴 뒤에야 엑스 지분 보유 사실을 공개했다. 원고 측은 이 과정에서 엑스 지분을 매도한 투자자들이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WSJ은 2022년 5월 머스크가 엑스 지분 거래를 제때 공시하지 않아 1억4300만 달러(약 1973억원)가량을 아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원고 측은 머스크 CEO와 그의 고문인 재러드 버챌이 증권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언 기록을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SEC는 머스크 CEO가 늑장 공시 등을 통해 민사상 사기를 저질렀는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WSJ는 SEC가 향후 머스크 CEO를 상대로도 사기 혐의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